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Mar 08. 2024

엄마는 때론 귀를 닫아야 한다.

마음 다 잡자 비로소 보이는 진실.

지인들과의 만남은 즐겁다.

자녀 성적과 교육이야기만 빼면 그렇다.

지인의 자녀는 탁월하고 공부도 잘하고

스스로 알아서 시간을 관리한다.

지인의 아들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내가 너무 잘 들은 게 문제였을까…?

호응을 잘하는 성격 탓에 급기야는

아이 자랑으로 2시간 가까이 듣다 보니

내가 진이 빠졌다.

주로 남다른 성적과 선생님들의 기대와 칭찬이 주였다. ㅜㅜㅜ


같은 학년이 아니라면 그나마 부럽다에서

끝날 수 있다. 우리 아이와 같은 학년이고

하필 우리 아이가 요즘 성적 때문에

아이도 고민이고 나도 안타까워하는 상황일 때는…

100프로 아니 50프로도 기쁘게 들어주긴 어렵다.

내가 못돼서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다.


우리 아이와 그 아이를 비교하고

내 아이가 부족하다는 생각만도 아니다.

단순하지만은 않은 복잡한 감정이다.

마음을 지키며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일 뿐이다.

부모로서 마음을 지키는 것도 단련이 필요하다.


지인이 아이의 성적을 공유하고

아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건강이 걱정된다는 하소연을 듣는데 

내 마음이 차츰 흔들리고 지치기 시작했다.

하소연이 자랑처럼 들리고

자식자랑은 누구나 한다지만

너무 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두 시간은 길었다.

무엇보다 듣는 나는 재밌거나 신나지 않았다.


나를 돌아봤다. 나도 자식자랑에

침이 마를 정도로 말했던 적이 있었을 거다.

아마 분명히.

하는 사람은 자신의 과함을 모른다.


다시 나와 내 아이를 봤다.

마음을 다 잡는다.

아. 우리는 각자 다르지.

내 아이의 특별함과 고유함을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지.

건강한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건지.

학교 잘 다니는 것.

지칠만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꾸준히 애쓰는 것이 보였다.

그것으로도 이미 대견한 거였다.

아니. 살아있다는 거,

존재 그 자체.

뭐를 잘하고 못하고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존재에 비하면… 그렇다.


엄마에게 고민도 이야기하고

상담도 하는 아이들을 두고

내가 무슨 마음을 가졌던 거지?

잠시였다고 해도

아이에게 티를 내진 않았다 해도

아차 싶었다.

다른 아이와 잠시 비교했던 마음에서

서둘러 나와 다시 제대로 방향을 잡는다.

잠시 눈길을 멈춘다.

내 앞에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선명히 들어왔다.


고마웠다. 그 많은 부모들 중에

내게로 와준 선물 같은 아이들.

신이 선물로 준 충분하고

온전한 존재들…


어느덧 가라앉던 마음이 말끔히 사라졌다.

생기 있고 반짝반짝한 선물 같은 세 아이의

귀함과 감사로 내 마음도 충만히

채워졌다.


고맙다.

첫 아이 ㅇㅅ

둘째  ㅇㅅ

막내 ㅇㅅ


눈물 나게 사랑하고 고마워.


#마음 #질투 #비교 #감사 #만족 #선물 #아이들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19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624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가 보는 부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