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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 단상
by
해송
Apr 16. 2024
창가 둥지에서 갓 부화한 아기 새, 인기척에 입을 크게 벌린다.
창문 밖 나뭇가지에는 이름 모를 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소리에 창을 여니, 노랑 빨강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빨 빠진 키 작은 청소부 할머니, 변함없는 미소로 인사 건네고
앙증맞은 동네 다람쥐는 나뭇가지를 날으며 재롱을 부린다
천방지축 동네 강아지는 내 손 쳐다보며 꼬리 치며 반긴다.
잔뜩 찌푸린 회색 빛 하늘은 시원한 아침바람을 선사하고
하늘 향해 곧게 뻗은 야자수는 올곧은 강단 뽐내는데
아메리칸 블루와 재스민 만발한 동라이 강은 넉넉한 어머니 품 같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팍팍했던 신혼생활
자식 둘, 장모님 건사하며 행복했던 지난 세월
돌아보면 부족했던 시절, 하지만 행복했던 시간들
채우고 픈
마음 내려놓고, 눈과 귀 열어보니,
소소한 일상의 기쁨, 스며드는 잔잔한 행복
먼 길 돌아 머무는 이곳, 감사로 충만한 자유인
선물로 받은 오늘은 내가 가장 젊은 날
상큼하게 맞은 오늘 아침은 가장 행복한 아침,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은 축복으로 가득 찬 고귀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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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한 베이비 부머의 호찌민 생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은퇴 후 베이비 부머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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