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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May 11. 2024

블라인드 (blind)

시poem


블라인드를 본다

회색 빛 어스름한 먼지가 묻은 듯한...
밖을 내어 보여 주지 않는
저 가림막

돌이켜 나를 본다

무수히 지나가는 상념들

마치 그건 입안을 맴돌아
찝찝함을 자아내는 가시 같다

속 시원히 내뱉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삼키려니 너무 따가워 위통을 일으킬 것만 같고
입안에 머물고 있으려니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가로막는다

씹어본다
잘근잘근
맛이라도 나야 하는 데
무색 무취 무향이다

어느새...
남은 것이 없다

머무르고 부딪혔던 것들이
온통... 사라졌다

블라인드는
이제 퇴행된 기억 속에
너를 보여주지 않은 망각의 습자지가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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