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연 Jun 01. 2024

독(獨) - 이별

시 poem


택시를 탔다
끊임없이 눈물이 나온다

기사는 그런 손님들이 으레 익숙한 듯
라디오를 틀었다

흘러나오는 발라드는 눈물샘을 더 파고든다  

나의 우울은

곡의 시간을 따라
기어이 손가락을 비집고
손목으로 새어나가
차가운 바닥으로 떨어지는

눈물이 된다

이러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
저런 말들을 들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닌데

가슴이 메어지고 가야 할 길을 잃었다

사랑에 시달리다 생을 저버린
상사화의 마음을 알 것만 같다

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같이 있고
같이 하고
같이 느끼고 싶었던 것 뿐인데

사랑하는 그대의 이름이
그녀의 입을 통해
내게 독이 되는 트라우마가 되었다

사랑이 고팠던 백설공주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어버린 것처럼..

나는 이 깊은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별이 된 걸까...






이전 11화 epoche (판단정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