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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글 Sep 18. 2020

[번외]네이트체로 소개하는 책'80년대생들의 유서'

안녕, 인생 밑바닥 찍고 책 만들게 된 이야기 해볼게.

2~3년전에 쪼끔 이름있는 회사로 이직했다가 미친 팀장을 만나서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어.

파일이름 하나까지 히스테리 부리고, 모든 부서랑 사이 안좋고, 본인외에는 다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었거든. 그 사람 밑에서 매일 잘못했다, 틀렸다는 말만 들으면서 내 자신을 깍아내리는거 들으면서 버티다가 결국에 번아웃 + 우울증이 와서 퇴사하게 되었어. 그 때 인생에 현탁가 진짜 세게왔거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하면 그만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했어. 너네도 혹시 퇴근길에 차 바퀴 보면서 그냥 교통사고 나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심각한 상태일 수 있어. 



내 상태를 알고 싶어서 우울증에 관한 책도 엄청 읽었어. 지인이 소개해줘서 신경정신과에서 심리상담도 받았었는데, 의사가 자꾸 지금 상태가 어떤지 설명해달라고 하는데, 나는 내 상태를 설명을 못 하겠는거야. 힘들다로는 부족하고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정도를 말할 수 있었어. 근데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었는데, 의사도 설명이 부족하니까 상담 내용이 비슷비슷하더라고. 물론 털어놓는것만으로도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상담에서 도움받은것도 많은데, 넘어졌을때 부축해줘도 결국엔 내가 힘줘서 발을 뻗어야 걸을 수 있듯이 상담이 다 해결해주진 않더라고.



그때부터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서 죽을때 다 되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졌어. 그러다가 실제 유서를 담은 책을 보게 되었어. 매년 유서를 쓴다는 사람이 있다고는 들었었는데, 자살한 사람들의 유서를 보니까 우울하든 우울하지 않든 유서를 써보는게 인생에 도움이 되겠더라고.



왜 도움이 되냐면  

    지금의 삶이 괴로워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돼  


    인생에 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돼  


    지금 가진 것 중에 무엇을 남길지 생각해보게돼  


    남아있는 시간 동안 앞으로 하고싶은 것을 생각해보게돼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 인터뷰하면서 사는 이야기도 듣고, 그 사람들과 유서쓰는걸 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 평범해보여도 다 괴로운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주변에서 섭외를 했어. 근데 원래 아는 사이로 만날때는 몰랐는데, 인터뷰해보니까 깜짝놀랄만큼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거야. 예를 들어서 20대 초반에 갑자기 불치병을 선고받았거나, 아는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했거나, 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오랜 기간 당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어. 인터뷰 참여자들에게 유서를 자필로 적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다들 진지하게 적어주었어. 그 인터뷰와 유서를 이 책에 담았어. 혹시 취업이나 이직준비중이거나 아니면 자기 직업에 회의감이 온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 기획자, 패션도매업, 의사, NGO직원, 개발자, 과외선생님 등 다양한 직업군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거든.



나는 이 책을 만들면서 인생에 다양한 괴로움이 있다는걸 생생하게 본 것 같아.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내가 다른 사람을 의식한 선택을 많이 해왔고, 이게 나를 힘들게 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이 책을 만들면서 3일 일하는 회사를 구했어. 남은 시간에는 하고싶은걸 하고 있어. 이 책이 첫번째 결과물이야.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중에서도 그만살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인생이 괴롭다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인터뷰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 더 많은 이야기는 텀블벅에 있으니까 구경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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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들의 유서' 입고처

https://linktr.ee/hong_g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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