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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선 09화

배꼽

by 한현수

어머니가 생각날 때 배꼽을 만진다

오물오물,

오목하게 들어가


쥐는 힘이 느껴진다

배꼽은 기껏해야 개미똥 같은 때를 물고 있다


"애야, 때 낀 것 빼내지 마라 찬바람 들어간다"


정말 그런 줄 알았지

배꼽 간수 잘못해 배앓이하는 거라고


어머니의 따뜻한 손 닿으면 금세 나았다


아머니가 배꼽 안으로

자신의 몫 밀어 넣어준 열 달의 양식

병마개처럼 닫아놓고

아직도 난 숙성 중이다





시집 <오래된 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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