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생각날 때 배꼽을 만진다
오물오물,
오목하게 들어가
쥐는 힘이 느껴진다
배꼽은 기껏해야 개미똥 같은 때를 물고 있다
"애야, 때 낀 것 빼내지 마라 찬바람 들어간다"
정말 그런 줄 알았지
배꼽 간수 잘못해 배앓이하는 거라고
어머니의 따뜻한 손 닿으면 금세 나았다
아머니가 배꼽 안으로
자신의 몫 밀어 넣어준 열 달의 양식
병마개처럼 닫아놓고
아직도 난 숙성 중이다
시집 <오래된 말> 수록
시인 가정의학과전문의 <발견> 등단. 시집 『오래된 말』『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 만큼의 이름』『사과 꽃이 온다』시편 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