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면 가면 어깨 닿을 마을 한가운데 좁은 길
아랫마을 늦은 교회종소리 성도들 몇 모아 종종종 돌아가는 길
담쟁이덩굴이 오래된 손때 만지며 돌담을 넘어가고 있다
눈물이든 거짓말이든 감추어도 어색하지 않게 살짝 구부러져 있다
할머니가 난생처음 배웅받으며 누워서 간 아직 돌아오지 않는 길
시작도 없고 끝이랄 것도 없는 두 길을
잇는
골목은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와, 란 짧은 접속사 같은 말
난, 아직 너에게 묶이고 섞이지 못해 가슴앓이 중이다
시인 가정의학과전문의 <발견> 등단. 시집 『오래된 말』『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 만큼의 이름』『사과 꽃이 온다』시편 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