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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선 06화

백장미

by 한현수

슬픔을 거르고 걸러 꽃 피우는 것이냐

몇 날 온몸 가시까지 떨며

이슬 젖은 바람 소리를 깨우려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내 영혼에 가엾게 파고드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 같은 향기,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릴 수 있을까

사랑이 꽃잎 되어 날아가 버리면

아득하니 나만 잊게 되는 것 아닐까


눈이 멀게 되는 것 아닐까



시집 <오래된 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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