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거르고 걸러 꽃 피우는 것이냐
몇 날 온몸 가시까지 떨며
이슬 젖은 바람 소리를 깨우려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내 영혼에 가엾게 파고드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 같은 향기,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릴 수 있을까
사랑이 꽃잎 되어 날아가 버리면
아득하니 나만 잊게 되는 것 아닐까
눈이 멀게 되는 것 아닐까
시집 <오래된 말> 수록
시인 가정의학과전문의 <발견> 등단. 시집 『오래된 말』『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 만큼의 이름』『사과 꽃이 온다』시편 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