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몰랐던 대만 사람들의 소울 푸드
안녕하세요, <대만에 먹으러 왔습니다>의 끼미입니다!
오늘은 한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만 사람들은 매일 먹는, 걸쭉한 국물이 매력적인 겅(羹)이라는 음식을 소개해 드릴게요 :)
겅(羹, 焿)이란?
겅(羹)은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국으로, 고기나 오징어로 만든 건더기를 넣어 먹는 요리에요.
국물은 주로 가쓰오부시 등을 우려내어 만드는데, 깊고 녹진한 맛이 특징이에요.
일부 가게에는 '羹' 대신 '焿'으로 적어놔서 헷갈렸는데 알고 보니 둘다 같은 뜻이더라구요.
'羹'은 글자가 너무 복잡해서 좀더 간단한 '焿'으로 표기한다고 한다네요ㅎㅎ
고대 중국에서는 겅을 제삿상에 올렸다고 하는데,
오늘날 대만에서는 어느 동네에 가나 안 파는 가게가 없을 정도로 대만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이에요.
날이 더우나 추우나 이 뜨끈한 겅 한 그릇을 먹으며 몸을 보양한답니다.
솔직히 처음 이 겅을 먹었을 때는 "에, 이걸 왜 먹어?"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자고로 국물이라면 후루룩 마시는 맛이 있는 건데 끈적꾸덕한 국물이라니 약간 이상하잖아요ㅜㅜ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겅만의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ㅎㅎ
겅은 걸쭉한 국물 안에 어떤 건더기를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돼지고기로 만든 고기겅(肉羹)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오징어(魷魚), 버섯고기(香菇肉), 새우(蝦仁) 등을 넣은 겅도 많이 볼 수 있어요.
어떤 가게는 다양한 재료를 몽땅 넣은 겅과 다진 마늘을 듬뿍 넣은 겅을 파는 등 겅의 종류는 무궁무진해요!
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여러분, 겅을 주문하실 때 유의할 점이 하나 있어요!
보통 겅을 시키면 기본적으로 고수(香菜)를 얹어주는데요,
고수를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주문하실 때 미리 고수를 빼달라고 꼭! 말씀하시는 게 좋답니다.
그리고 겅 한 그릇의 양이 많지 않아서 다른 요리와 함께 먹는데,
보통 볶음면(炒麵)이나 돼지고기 덮밥인 루로우판(滷肉飯) 등을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가게에서는 겅을 주문할 때 국물 안에 면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렇게 겅에 면을 추가해서 먹으면 다른 메뉴를 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추천하는 겅(羹) 맛집
이곳은 굴 요리 전문점이지만 새우 겅(蝦仁羹)이 정말정말 맛있는 집이에요.
통통한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어묵볼이 아주 맛있답니다.
국물은 겅 치고 비교적 덜 걸쭉해서 후루룩 마시기 좋고 양도 푸짐한 편이라서 먹고 나면 든든해요.
그래도 겅만 먹으면 아쉬우니 이 집의 대표 메뉴인 굴전(蚵仔煎)도 추천드려요!
굴이 많이 들어있진 않지만, 전이 아주 바삭바삭하고 위에 뿌려주는 소스가 달짝지근해서 맛있어요.
가게 이름에 '肉羹(고기겅)'이 들어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기겅 전문점이에요.
점심 시간마다 손님들로 바글바글한, 대만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주 유명한 맛집이랍니다.
이 집의 겅은 돼지고기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수육의 비계 없는 부분을 먹는 느낌이에요.
고기겅 안에 여러 가지 면을 추가해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이 집의 특징으로,
얇은 면인 쌀국수(米粉)를 넣어 먹어 보았더니 겅의 걸쭉한 국물과 잘 어울렸어요^^
여기는 타이베이의 중심가인 시먼딩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인 분들도 많이 찾으시는 가게에요.
보통 굴전(蚵仔煎)을 많이 드실 텐데, 표고버섯과 고기가 들어간 버섯고기겅 탕(香菇肉羹湯)도 유명해요.
배추가 들어있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좋고 표고버섯의 향도 은은하게 느껴지는 겅이랍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베이터우에 위치한 고기겅 전문점으로,
이 집은 다른 집들보다 국물이 맑은 편이고 샐러리 향이 진하게 난다는 게 특징이에요.
고기겅 탕(肉羹湯)을 시키면 큼직한 고기겅이 아주 푸짐하게 담겨져 나오는데,
돼지고기 겉에 밀가루 반죽이 둘러싸고 있어서 쫀쫀한 식감이 매력적인 곳이에요.
겅은 우리나라의 국물 요리와 달라서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대만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식인 만큼 한 번쯤 도전해 보시면
대만의 현지 문화와 분위기를 경험해 보실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오늘도 대만 음식 여행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대만에서 겅을 드셔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들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참고자료
https://www.roc-taiwan.org/sg/post/10676.html
https://opinion.cw.com.tw/blog/profile/194/article/1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