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언어로 짓다 2부 | EP.06
살짝,
손끝이 닿을까 말까
망설이던 그 순간-
그녀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숨결이 가까워질수록,
내 안의 고요가 잔물결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떨리는 그녀의 어깨.
내 손끝이 조심스레
그 위에 내려앉았고,
그제야 알았다
나도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입술은,
마치 처음 눈이 내릴 때처럼
소리 없이 닿았다
서툴고, 천천히,
부서지지 않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 짧은 떨림 안에
우린 오래 숨겨온 마음을
고요히 풀어냈다
조금 물러나 그녀를 바라봤다
불빛 아래,
살짝 부은 입술과
나를 올려다보는 커다란 눈망울.
그게 어쩐지,
말도 안 되게 예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심장이 터질 듯 뛰는데,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저 이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만이
명확하게, 안쪽에서부터 밀려왔다.
숨이 벅차고,
가슴이 간질간질해서,
나는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지금 막,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을
내가 가진 전부로 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