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된다.
어떻게 하면 2025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이 아득해지는 한 해의 중간에 다다랐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공부를 하며, 바쁘게 지내면서도 일상을 지키려고 애썼다. 계획적이려고 노력하는 와중에도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즉흥적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전부 다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다운 것들이었다고 자신할 수는 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뭐야?" 라며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았던 것은 독서 모임이다.
이것저것 해 보는 것을 좋아해 관심이 빠르게 식는 분야도 있는 반면, 독서 모임은 6년 간 꾸준히 해 온 것 중 하나다. 독서 모임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주는 요인은 바로 대화를 통한 '후회'다. 모임을 하면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왜 이 이야기를 했지?"라는 후회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사이라 그런지, 오히려 내밀한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나오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 후회를 즐기게 되었나 보다.
최근에는 비트 코인에 관한 책을 모임에서 다루었다. 첫 참석이셨던 분께 오늘 모임이 어땠냐고 물으니 "모임이 참.. 다 다르네요."라고 하시기에 "어떤 점이 다른가요?"라고 물었다. 전에 참석했던 모임은 진행자가 질문을 준비해서 모임 전날 참석자들과 공유를 한다고 한다. 사실은 그 편이 대답하는 입장에서는 훨씬 더 편할 것이다. 나는 질문을 미리 만들기는 하지만 공유하지는 않는다. 참가자들은 미리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에 당황하면서도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을 한다. 그리고는 집에 가서 곱씹는다. "내가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동물 중에서는 오직 인간만이 후회를 한다. 후회가 지나치면 스스로를 해치기도 하지만, 후회를 함으로 인해 더 나아갈 수 있다. 때로 즉흥적인 일들은 그것을 돕는다. 그래서 나는 계획과(J) 즉흥(P) 사이에서 더 자주 즉흥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잘 들여다볼 수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면 말이다.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할 수는 없다면, 후회를 조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현명한 사람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올바르게 만드는 사람일 테니까.
수많은 자전거 중에 우리가 선택한 자전거를 아껴주자. 그리고 원하는 길을 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