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원장님이 요가원을 인수하고 어느 날 코로나가 찾아왔다. 코로나로 많은 곳들이 문을 닫았고 거리두기를 했다. 내가 다니던 요가원도 한참을 문을 닫았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어려운 시기에 요가원을 운영하시는 원장님이 걱정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줄어들자 요가원도 몇 달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생활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이였다. 모든 수강생은 마스크를 써야했다.
마스크와 함께였지만 다시 오랜만에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좋았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다시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천사가 찾아왔다. 바로 셋째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 셋째 아이를 갖으려고 노력할때는 안 생기더니...이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내 삶이 생겼을때 새로운 아기가 찾아온 것이였다. 계획한 건 아니였지만 아기가 찾아왔다는 사실이 기뻤다. 무엇보다 신랑과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동생이 생긴다면서 아이들은 신이 나 있었다.
임신 초기에는 운동을 하지 말도록 권하기 때문에 요가를 하면 안 되어서 한참 운동을 쉬었다. 원래 임산부 요가도 12주가 지나고 하라고 권장을 한다. 13주가 지나자 슬슬 요가를 하고 싶어졌다. 집 근처에서 임산부요가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인지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에도 임산부요가 수업은 없었다. 첫째때 임산부 요가 수업도 들어봤고 나름 내 몸은 이제 내가 조절해서 운동을 할 수 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께 일반 요가 수업에 나가도 되는지 여쭤보았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요가를 해오셨으니 브라운님이 조심해서 운동하시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13주차부터 요가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어려운 동작들은 하지 않고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의 동작들을 했고 아기자세를 할때도 다리를 벌리고 하는 등 내 나름대로의 요가 지식을 가지고 나에 맞춰서 운동을 했다. 주수가 올라갈수록 다리는 점점 더 부었고 기존에 있던 하지정맥류가 더 심해지면서 저녁때가 되면 종아리에 쥐가 나기도 했다. 그럴수록 나는 요가를 더 열심히 했다. 답답하다며 매일 나가서 걷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임신을 하고 나니 집안일은 신랑이 퇴근하고 와서 거의 다 했다. 할 일이 없으니 더 무료했고 운동을 더 열심히 나갔다.
21주가 지난 어느 날 산부인과 검진을 보러 간 날 나는 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뱃 속의 아기는 2주 전쯤 하늘나라로 떠난 것이였다. 중기 유산에 아이가 이미 뱃속에서 오랜 시간 있었기 때문에 의사는 대학병원에 지금 바로 가서 수술을 하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셋째 아기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