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A 선생님께 요가를 배운지 나는 1년 동안 많이 성장했었다.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 중에는 가끔씩 나에게 칭찬을 해주기도 하셨다.
"브라운님 실력이 너무 많이 늘었어요. 나중에 요가선생님 하셔도 되겠어요."
"과찬이십니다...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는 잘하는 축에도 못 끼어요."
겸손하게 말했지만 가끔씩 받는 이런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기는 했다.
"브라운님, 1년 동안 실력이 너무 늘었어요. 특정 아사나들은 저보다 더 완성도가 높아요."
"다 A선생님 덕분이예요."
다른 분들의 칭찬보다 A선생님의 칭찬은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왔다.
요가원의 1년이 지나는 시점에 요가원은 1주년 이벤트를 진행했고 1년의 수강기간이 끝났던 나는 작년과 같은 금액인 60만원을 계좌이체하고 1년을 더 등록했다. 그렇게 새로운 등록기간이 시작되고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요가원이 뒤숭숭했다. 함께 요가를 하던 분이 요가 수업을 기다리는 나에게 오시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요가원에 원장님이 바뀌신데요."
그동안 요가원에서 원장님 얼굴을 본 적은 없었다. 내가 다녔던 요가원은 원장이 따로 있고 그 원장은 아산,당진 등 여러 곳에 체인 요가원을 운영하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원장이 운영하던 요가원에서 부도가 나면서 그 원장이 회원권 명목으로 받았던 회비들을 모두 갖고 잠적해 버렸다고 한다. 뉴스에서 자주 보던 먹튀 사건이였다. 그나마 우리 요가원은 요가원에서 저녁 수업을 하던 선생님이 요가원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기존 회원권을 모두 인정해주기로 했다는 것이였다. 만약에 저녁 선생님이 요가원을 인수하지 않으셨으면 내가 선결제로 지불한 금액은 모두 돌려받지 못할 뻔했다. 기존 원장님이 운영하던 다른 지점들은 회원권을 인정 받지 못하면서 난리가 났다고 하셨다. 뉴스에서 보던 헬스장,요가원 등의 먹튀 사건이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같이 수업을 듣던 분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하셨다. 나 역시 정말 다행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원장님은 기존에 계시던 선생님들을 모두 그만두게 하시고 원장님이 오전에 있는 모든 수업을 하신다고 하셨다. 내가 너무 좋아했던 A선생님과 더 이상 수업을 할 수 없는 것이였다. 마지막 수업 날 A선생님의 표정이 좋지 않으셨다. 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몰랐다.
"선생님, 다음에 또 인연이 되면 뵐께요."라는 말로 선생님과 인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새로 오신 원장님은 좋으신 분이셨다. 요가원의 이름도 바뀌고 요가원의 시간표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새로 오신 원장님은 요가 수업보다 필라테스 수업과 플라잉요가로 수업을 가득 채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