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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속 진정한 요가선생님.

by 커피마시는브라운



요가4.jpg <출처-pexels>


그 이후로 나는 요가를 한동안 쉬었다. 집에서 시간날때 요가를 해야지 했던 결심이 무색해지게 요가 매트를 피는 날은 손에 꼽았고 그나마 짧은 기간의 요가로 유연해졌던 몸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육아와 집안일 속에서 시간을 내서 그것도 혼자 요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역시 운동은 돈을 주고 어디가서 배워야 한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 집 앞 현관문 앞에 전단지 한 장이 붙어있었다. '한 달 5만원으로 요가를 무제한으로' 라는 문구가 날 사로잡았다. 한달 5만원으로 요가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한 달 5만원이면 부담스럽지도 않은 금액이였다. 다음 날 나는 전단지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았다.


"저 전단지 보고 전화 드렸어요. 한 달에 5만원에 등록가능한가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저희가 요가원 오픈을 해서 행사를 진행하는 거예요. 5만원은 12개월로 등록할 경우만 가능하구요. 관심 있으시면 한 번 오셔서 상담 받아보세요."


집에서 걸어서 7분 정도 거리에 있는 요가원은 새 건물에 새로 인테리어를 해서인지 깔끔했다. 전문 상담 선생님이 계시고 수업 시간표도 다양했다. 아쉬탕가,빈야사,하타,비트요가에 요즘 유행하는 플라잉요가,소도구를 이용한 필라테스 수업도 있었다. 수강생이 다 차지 않으면 두 번 연속해서 수업을 들어도 되었다. 3개월,6개월,12개월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6개월 비용이 40만원으로 12개월을 60만원에 결제 하는게 확실히 이득이였다. 문제는 1년이나 다 채워서 다닐 수 있느냐였다. 뭐든 등록하면 약속이 있거나 특별한 사정이 생겨서 빠지는 것을 제외하면 빠짐없이 다니는 나인걸 알았지만...1년 잘 다닐 수 있겠지? 고민끝에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현금으로 60만원을 계좌이체했다.




나는 아이들을 기관에 보내놓고 주로 오전시간에 수업을 들었는데 2명의 선생님이 번갈아서 수업을 해주셔서 좋았다. 나는 둘 중에서 A선생님을 더 좋아했는데 선생님은 요가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이였다. 인도에 위치한 요가원으로 수련도 다녀오시곤 했다. 선생님은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데 그동안 입으로 숨쉬던 나에게 코로 호흡하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대부분의 요가선생님들이 호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생님과 함께 요가 수련을 한지 5개월 정도 지났을때 스승의 날이 다가왔다. 나는 아이들 유치원 선생님 선물로 커피 기프트카드을 준비하면서 A선생님 것도 함께 준비했다. 스승의 날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쪽지와 함께 커피 기프트카드를 드렸다. 선생님은 마음만 받겠다며 사양하셨다.


"요즘 제 삶에 진짜 선생님이세요. 제 성의니 받아주세요."


육아의 기간 동안 나는 아이들의 엄마로서 살아내느라 나다운 모습이 옅어졌었다. 그런 나의 삶에서 오랜만에 만난 진정한 선생님이였다. 요가에 있어서 그녀는 나에게 진심을 담아서 수업을 해주었다. 나는 그녀의 수업을 진지하게 임했다. 그녀를 만나는 시간이 설레이고 기분이 좋았다. 나는 그녀를 만나면서 요가의 진가를 알 수 있었고 그녀가 요가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요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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