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by 작은 브러시

월요일에 나는 거북이

느으릿느릿 잠에서 깨어나

느으릿느릿 방에서 나온다


화요일에 나는 코끼리

코끼리처럼 묵직한 느낌으로

터벅, 터벅 학교로 걸어간다


수요일에 나는 개미핥기

맛있는 급식을 빠르게 해치운다

냠냠 쩝쩝 맛있게 먹어치운다


목요일에 나는 토끼

‘오늘내일만..‘ 두근대는 희망으로

깡충깡충 열심히 뛰어간다


금요일에 나는 너구리

학교 끝나고 룰루랄라 집으로 달려간다

소파에 누워 “야호 주말이다!” 환호성 지른다


토요일에 나는 나무늘보

침대에 파묻힌 채

처언천히 움직인다


일요일에 나는 늑대

우우우 하고 절망한다

“안돼! 내일 학교 가잖아!‘




초등학교 3학년 때 나의 일주일에 관해 쓴 동시지만 요즘도 여전하다.

금요일엔 아침부터 완전히 ‘Anything!’ 마인드가 된다. 개똥을 밟아 미끄러져도, 농구공에 맞아 볼이 부어도, 씩 웃어넘길 수 있을 듯하다. 뭐든 좋은 햇살 같은 기분이 된다.

반대로 월요일에는 ‘Ughhh!!!’ 하는 짜증쟁이 마인드가 장착된다. 알람소리에 징징대고 더운 날씨에 징징대는 그야말로 징징이다.


요즘은 월요병뿐만 아니라 화, 수요병도 걸리는 것 같다. 넘쳐대는 학원 숙제에 대한 짜증, 스트레스와 해야 할 일과 원하는 일을 중 후자를 택하는 나에 대한 원망이 뒤섞인다. 아아… 아까는 정말 숙제를 하려 했지만 사실 TV를 즐겁게 시청하고 말았다.

숙제는 왜 있는 걸까, 숙제만 없었어도 조금 더 자유로웠겠지. 하루하루의 만족지수가 훨씬 올라갈 텐데. 누가 만든 걸까…

안다, 안다. 나만 이런 것도 아니지. 다 같다. 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니 지금의 난 그저 열심히 꾸준히 생활하면..!

그래도 쉽지 않단말이다. 난 그냥 지금도 막 놀고 싶은데, 뿔 달린 반항심이 튀어 오르려 한다.

그나마 곧 금요일이란 사실을 되뇌면, 뿔도 다시 조금씩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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