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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May 03. 2022

어린이날 선물 in & out

며칠 후면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 한 달 전부터 시부모님께서는 아이에게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을 물어보라고 재촉하셨다. 그리고는 아이가 갖고 싶은 선물을 듣자마자 주문해주셨다. 어린이날 세 가지 선물 중에 두 가지는 이미 도착했고, 한 가지는 곧 도착한다. 그렇게 진즉에 선물을 주문하셨는데도 선물을 더 보내주시려고 자꾸만 물으신다. 참다 참다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저것으로 충분합니다. 집에 장난감이 차고 넘칩니다"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니 그제야 아이가 섭섭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린이날 100주년이라고도 알려주셨다.



우리 집에 가장 많은 것은 아이의 옷과 장난감이다. 분명 지난가을 많은 것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이사 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옷과 장난감이 넘쳐난다. 다행히도 옷은 거의 물려받는 것이 90%, 아주 가끔 필요한 것으로 내가 10% 정도 구입한다. 꽤나 적절한 비율이다. 그러나 장난감은 50% 물려받아 사용하고 50% 정도는 샀었는데, 제주에 오면서 장난감을 물려받지 않아서 거의 100%로 새로운 장난감을 사들이고 있다.



이전 글에도 말했다시피, 제주도 관광지 기념품샵에서 사기 시작했고 그 이외에도 장난감 전문점에서 혹은 쿠ㅍ에서 주로 장난감을 샀다.  아무 때나 장난감을 사주는 것은 아니었고 특별한 기념일 예를 들면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에는 좋은 장난감을, 그리고 잘한 일이 있을 때마다 칭찬스티커를 모아 샀다. 몇 달새에 뭘 그렇게 샀을까? 싶지만 집에는 꽤 많은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다.



대표적으로 새로 생긴 비싼 장난감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할아버지께서(라고 쓰고 우리가 준) 주신 것과 , 그리고 지난번 샀던 시크릿ㅈㅈ 캐리어 가방이다. 유치원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캐릭터는 네임벨류로 싸기 마련이다. 그렇게 샀던 비싼 장난감을 잘 갖고 노냐? 절대 아니다. 아주 보기 좋게 전시되어 있다.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가지고 논다. 그러다 집에 손님이 오시면 그 장난감들은 총출동되어 나온다. 정말 딱 그때 노는 용도가 전부다. 솔직히 정말 아깝다. (이쯤 되면 나만 아이 장난감 사는 것이 아까운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만 그런 거 아니죠? 부모님들 댓글 좀 달아주세요)





여아 캐릭터 우선순위 1, 2위 ( 참고로 0순위 뽀로로)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이는 시크릿ㅈㅈ 캐릭터 이전에는 콩ㅅ이 장난감을 좋아했다. 콩ㅅ이 장난감도 종류별로 샀던 것 같다. 거의 다 정리하고 현재 집에 있는 콩순이 장난감은 자판기, 아이스크림 가게, 레스토랑이 남았다. 아이스크림 장난감은 작년까지도 잘 가지고 놀았는데 이제 가지고 놀지 않는다. 자판기 장난감은 조카가 쓰던 것을 보고 사달라고 해서 같은 걸로 사줬는데, 결국 그 조카가 놀던 장난감우리에게로 물려줬다. 그래서 우리가 가졌던 자판기 장난감은 나눠주고 조카가 쓰던 장난감을 가져왔는데 이것도 아~주 가끔 가지고 논다. 반면 레스토랑 장난감은 신기하게도 여전히 잘 가지고 논다. 원래 이전엔 주방놀이 장난감이 없었는데 그것을 정리하고 왔더니 레스토랑 장난감만 사용하는 듯하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자판기와 아이스크림 장난감은 다른 곳으로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어린이날 선물로는 캐치ㅌㄴ핑 장난감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캐치ㅌㄴ핑 친구들은 시즌1, 시즌 2가 나왔는데 등장인물이 무려 각 시즌별로 어마어마하다. 시즌1 등장인물은 대략 50명, 시즌 2 등장인물은 로열 핑이 4명, 나머지 등장인물이 16명이다. 이 캐릭터가 은근 엄청 비싼데 왜냐하면 보통 개당 만원 꼴이다. 시즌1,2  대략 70명의 캐릭터를 다 구매한다면 무려 70만 원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 '캐쉬핑' '파산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3순위 캐치티니핑





우리 딸은 뒤늦게 이 캐릭터에 빠졌는데,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줬던 해핑, 그리고 지난번 감기에 걸려서 너무 아팠을 때 사줬던 하츄핑이 있었다. "이번 어린이날 뭐 사줄까?" 물어보니 캐치ㅌㄴ핑 워터파크가 갖고 싶다고 말했다. 캐릭터도 저렇게 많은데 캐릭터들이 노는 시설이 따로 있다. 캐치티니핑 스쿨, 인형 집, 유치원, 마카롱 가게, 워터파크, 버스, 푸드트럭 등등... 역시 장난감 세계는 끝이 없다. 게다가 비싸다. 다행이도 그중에 1개를 골라주길래 주문을 했다. 어린이날 장난감은 어린이날 가까이에 사려면 배송도 늦어지는 데다가, 가격도 비싸지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있으면 서둘러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 후 집에 있는 물건을 매의 눈으로 찾아 헤맸다.  이번 어린이날 새로 산 장난감의 수만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비워내야 한다. 그동안 눈에 가시처럼 보이던 녀석들을 찾아냈다. 가장 먼저 아이가 가지고 놀던 블록 몇 종류를 비워냈다. 이전 집에서 블록을 종종 갖고 놀길래 가지고 왔었는데, 제주에 와서 아이가 가져 노는 것을 1번 정도 봤나? 그래 많아봤자 두 번... 저 정도로 갖고 놀지 않는 것은 이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있던 플라스틱 블록들은 5종류를 정리했다. 아직 집에는 나무블록과 작은 레고와 큰 사이즈 레고가 몇 가지 정도 있어서 괜찮을 듯싶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가지까지 가지고 있던 아기용 장난감을 비워냈다. 예를 들면 뽀로로 장난감, 호비 장난감, 생일 축하 장난감, 그리고 귀여워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다람쥐 장난감도 정리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 다람쥐 장난감은 눈에 보이는 곳에 잘 뒀는데, 제주에 와서 스스로 꺼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사실 아이가 꽤 좋아하던 장난감이라 보낼 생각이 없어서 제주도까지 가져왔는데 저렇게 쳐다보지도 않다니 이 기회에 바로 정리했다.



거기에 친구에게 받은 시크릿ㅈㅈ화장품 장난감이 있는데 계속 쓰지도 못하고, 아이 얼굴에  입술, 아이섀도, 블러셔까지 칠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보관만 해온 장난감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른 사람에게 보내줬다. 그리고 내친김에 다음번에 보낼 장난감 리스트로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보낸 장난감은 블록 5종류, 신발 1개, 캐릭터 장난감 1개, 인형 아기띠, 화장품 등등 10개이다. 그렇게 제주에서 당근을 다시 시작했다. 역시나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더니 금세 판매되었다. 이 드넓은 제주에서 당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일 구매자에게 전달해주려고 당근 물품을 잘 포장해서 문 앞에 놓았는데, 아이 아빠가 그것을 옮기다 아이에게 들켰다. 아이는 생전 놀지도 않던 다람쥐 장난감을 보내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보냈다. 그 눈물을 보니 구매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보내지 말아야 할까 잠깐 고민했다.















물건의 선순환. 내가 당근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이번에도 역시 버릴까? 고민되는 장난감들이 있었다. 우리가 아이가 사용했던 물건이라 가까운 친구들에게 나눠주면 좋을 텐데 이제 친구들도 너무 멀리 있어서 건네주기도 어려워졌다. 어쩌면 그냥 집 근처에 재활용품 버리는 곳도 있어서 그냥 버리고 오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너무도 멀쩡한 장난감들이었다. 이 장난감들을 누군가라도 다시 한번이라도 사용하고 버린다면, 그것은 조금이라도 환경에 보탬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사용한 장난감은 거의 물려받은 것들이 50% 이상이다. 나도 물려받아 사용했고, 그 물려받은 장난감을 나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 물론 이번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새로운 장난감을 사게 되었지만 난 그것도 깨끗이 잘 사용해서 다시 순환시킬 생각이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 아이도 100% 물려받은 장난감만을 혹은 당근에서 구매해서 잘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디 나의 작은 실천이 지구환경에 아주 작은 도움이 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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