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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ul 03. 2023

불안할 땐 운동을 해봐


"즐기세요, 그러면 몸이 선물을 가져다줄 거예요."



오랜만에 요가 수업에 들어갔다. 그러니까 발이 다쳐서 한 달 넘게 요가 수업을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때 발이 얼마나 부었었는지, 그리고 그 발이 밤마다 얼마나 아프던지 이 발이 과연 낫기는 할까? 발이 이렇게 다쳐본 게 처음이라 두렵고 무섭기까지 했다(꽤 엄살이 심하다). 세상에 발이 다친 초반에 다쳤는지 모르고(둔하기도 하지) 요가 수업을 들어갔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발이 더 상하게 되었다. 이후 발이 심각하게 나빠져서 그 덕에 한 달이라는 시간을 푹 쉬게 되었다.



처음에는 요가를 하지 못하는 몸이 불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요가를 하지 않는 상황이 익숙해졌다. 주에 2~3회 가던 수업을 참여하지 않으니 자유시간이 더 늘어났다. 물론 초반엔 발이 아파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 집에서만 있었지만 그 후로 조금씩 회복되고는 그래도 조금씩 걸어 다닐 수 있었으니 말이다. 부러진 것도 아닌데 금방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다친 곳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그랬을까? 이후로도 계속 발이 낫지 않고 아프게 되어 더 조심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가까스로 발이 낫게 되어 오랜만에 요가수업을 가자니 걱정이 되었다. 가기 싫은 마음이 반, 벌써 운동을 해도 발이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반이었다. 평생을 요가를 안 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되려 한 달이 넘는 시간을 쉬고 다시 요가 수업을 받는 것은 부담이었다. 특히 다쳤던 발을 쓰는 것이 걱정되었고, 그리고 한 달 동안 굳어진 몸이 걱정되었다.



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은 기분이었다. 한참 푹 쉬길 잘했다. 그런데 문제는 발이 아니라 몸이었다. 몸이 다시 굳어있었다. 지금의 몸은 마치 요가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허무했다. 요가를 하는 한 시간 동안 몸이 내 맘 같지 않자 슬쩍 그런 마음도 들었다. '이왕 쉬었던 거 조금 더 쉬다 올 걸 그랬나?'








그러나 그런 마음을 뒤로한 채 후로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요가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시 몸은 이전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요즘은 다시 이것에 익숙해져서 '내가 이 맛에 운동하지. 땀이 뻘뻘, 며칠 동안 근육통이 생길 때도 있지만 이 상쾌한 기분이 정말 좋다니까'라는 생각을 주로 하고 있다.



이번에 요가의 효능을 검색하다가,  요가가 항스트레스, 신경안정 작용하는 gaba (가바)를 향상한다는 글을 보았다. gaba(감마아미노부틸산, gamma amino butyric acid)는 뇌신경계에 존재하는 유리 아미노산으로 신경세포 흥분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여 신경안정 및 불안감 해소에 도움 된다. 특히 요가 운동을 하면 gaba 수치가 높아져 우울감과 걱정, 불안,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요가를 하고 나면 몸도 개운하고 정신도 맑아진 기분이 든다. 나에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운동임이 확실하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뭐를 볼까 둘러보다가 그런 영상을 보게 되었다. "불안하면 ㅇㅇ을 해라" 제목에 이끌려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정답은 바로 운동이었다. 놀랄 일도 아니었다.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아니 많이 동의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요즘의 나는 걱정, 불안 스트레스로 잠드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더 불안해하고 힘들어한다. 그럴 때면 서둘러 생각하던 것을 모두 멈추고 요가 시간에 호흡으로 마음을 정리한다. 그리고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며 다른 것을 하며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소의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제주 집 특성상 집에서 도심로 나올 때는 운전하고 나올 수밖에 없지만, 일단 주차를 하고 나머지의 거리는 모두 걸어 다닌다. 마트도, 은행도, 카페도, 운동센터도, 도서관도 모두 근거리라 걸어서 다닌다. 나의 핸드폰에는 만보기가 작동하고 있어서 저녁마다 만보기를 켜서 걸음수를 확인하고는 하는데 하루에 5 천보 넘게 걷는 날은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만보를 걸은 날은 발바닥이 조금 아파올 때도 있다.



반면에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날은 겨우 오백보, 천보를 걷기도 힘든데, 그런 날은 몸이 무겁다.

 


운동을 하면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비되고 도파민 수치가 향상되어 의욕이 생기게 하고, 기억력과 행복감, 안정감이 상승한다고 했다. 오늘은 운동을 하러 가야지, 내일은 운동하는 날이구나. 매일 바쁘게 생활하며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것. 현실의 버거움을 조금 잊고 사는 일. 어쩌면 내 마음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일 테다.



사실 운동이라면 뭐든 좋을 것이다. 앞으로는 올레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꾸만 자라나는 쓸데없는 생각을 막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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