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참 더웠다. 그래도 처서가 지나며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나 여전히 제주의 낮은 정말 뜨겁다. 덥다 못해 뜨거운 것이 아직 여름이 한창인 듯하다. 남은 핫한 여름! 여름에 제주에서 가봐야 할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1. 만장굴
8월이 거의 다 끝나가는데 여전히 제주는 찜통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긴 하지만 한낮엔 어림없다. 이렇게 더울 때 가야 하는 제주 관광지가 있다. 바로 만장굴이다! 만장굴은 무조건 더운 여름에 가야 한다. 시원하다 못해 춥기 때문이다. 비록 겨울에는 동굴을 가본 적 없었지만 지난봄에 다른 동굴에 가본 일이 있었는데 겉옷을 단단히 여밀정도로 정말 추웠다. 그래서 무조건 동굴은 여름에 가야 한다 생각이 들었다. 여름의 밖은 숨 막힐 정도초 덥고 안은 추울 정도로 시원하니 말이다. 그래서 올여름은 만장굴에 다녀왔다. 만장굴은 아마도 어릴 적에 제주 왔을 때 아마 한 번쯤 와봤을 곳인데 전혀 기억이 없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4천 원 정도이나 도민은 무료입장이라 더 좋았다.
한여름에 이렇게 추울 수 있다고!?말로만 듣던 자연 에어컨이다.
만장굴 들어가는 입구, 내부 모습
만장굴은 총길이가 약 7.4km에 이르며, 부분적으로 다층구조를 지니는 용암동굴이다. 만장굴의 주 통로는 폭이 18m, 높이가 23m에 이르러,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의 용암동굴이다. 전 세계에는 많은 용암동굴이 분포하지만 만장굴과 같이 수십만 년 전에 형성된 동굴로서 내부의 형태와 지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용암동굴은 드물어서 학술적, 보전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한다.
현재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는 입구는 제2입구이며, 1km만 탐방이 가능하다. 만장굴 내에는 용암종유, 용암석순, 용암유석, 용암유선, 용암선반, 용암표석 등의 다양한 용암동굴생성물이 발달하며, 특히 개방구간 끝에서 볼 수 있는 약 7.6m 높이의 용암석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만장굴 끝에 만난 용암석주, 규모가 엄청나다
사실 만장굴 내부에서 1km나 걸어야 하는지 모르고 입장했는데,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길래 좀 괴로웠다.처음엔 정말 시원했는데 조금 더 겁다보니 정말 춥기도 하고, 바닥은 물기로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참을 걸어 끝에 다 달아 용암석주를 보았을 때는 엄청나다 싶었다. 그래서 만장굴인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용암석주였다.
동굴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중간중간 좁은 통로와 넓은 통로가 불규칙적으로 있는데, 용암석주에 도착하기 몇 미터 전에 커다란 광장 같은 곳이 나타난다. 이곳은 어찌나 넓던지 동굴 내부에 갑자기 이렇게 커다란 공간이 나타나는 게 마치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정말 위대한 동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만장굴에 들어갈 때 주의할 점을 말해주고 싶다. 방문한 날이 제주 낮 기온이 33도 정도 되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처음 굴에 들어갈 때는 시원해서 좋고 신났으나 금세 추워졌다. 예상한 바 조금 추울까 싶어서 아이 옷은 챙겼는데, 나는 그냥 반팔반바지 차림으로 들어갔더니 점점 추워져서 이대로 만장굴의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에 걸리는 거 아닐까? 생각도 들고 겉옷을 챙겨 올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바닥은 굉장히 미끄럽고 가끔 천장에서 물도 떨어진다. 여기서 넘어지면 100% 부상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건강한 성인들은 괜찮으나 노약자들은 신발이 좀 제대로 된 것을 신어야 할 것 같다. 나는 굽이 있는 크록스를 신고 다녀왔는데 미끄럽기도 해서 발에 힘을 주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그곳을 다녀온 후 발목이 너무 아파 고생한다. 만장굴에 가시는 분들은 얇은 카디건이나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챙기고 준비한 후에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름에 제주에 오면 실내관광지 위주로 다닐 텐데, 무엇보다도 자연이만든 관광지인 만장굴을 강력추천하는 바이다. 한 여름에도 그곳은 추울정도여서, 남은 여름 내내 두고두고 생각날 시원함이었다.
2. 속골유원지
제주에는 1년에 7,8월만 오픈하는 자연 음식점이 있다. 바로 속골이다. 속골유원지는 한라산에서부터 내려오는 계곡물이 바다로 흘러 내려가면서 바다와 만나는 지점이다. 그 계곡과 바다사이에 발을 담그고 시원하게 백숙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이미 sns에서 유명한 여름 제주 여행지로 인기만점 인 곳이다.
나도 여름에 계곡에 놀러 갈 때면 이렇게 백숙을 먹고는 했는데(혹은 닭볶음탕) 그때는 계곡을 옆에 두고 있는 평상에서 먹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직접 계곡에 들어가 발을 담그고 먹는 곳이라 더 이색적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바로 앞이 무려 바다뷰이다. 속골은 제주 최고의 바다뷰 맛집이 아닐까 싶다.
속골은 이미 제주에 온 첫해부터 벼르고 있던 곳이다. 평소 점심에 가면 웨이팅이 길다길래(1~2시간) 아이랑 가는 것이 무리라 생각되어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다. 그렇게 결국 작년 여름엔 못 다녀왔고 올여름엔 꼭 다녀와야 한다는 의지로 갔다. 보통 점심시간이 피크 같으므로 그때를 피하면 조금 나은 것 같다. 눈치작전 성공! 여름막바지 4시쯤 도착하니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 잡을 수 있어서 더 신났다.
초록지붕 그늘막아래서 먹는 백숙의 맛은 최고
계곡에서 물이 콸콸 흘러나온다
그러니까 계곡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을 돌로 막아놓고, 초록 그늘을 씌우고, 의자를 놓으면 완성되는 여름한정 음식점이다. 한쪽에서는 계곡으로 시원하게 물이 흐르고 있다. 아이들과 온 손님들은 음식점 대기할 때 저곳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했다. 아이들과 물놀이하고 먹는 음식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속골에서 팔고 있는 음식 메뉴는 많지 않다. 메인으로는 백숙과 갈비찜 문어숙회 등이 있다. 맥주와 소주는 기본인지 자리마다 술이 가득했다. 역시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 술이 빠지면 섭섭할 것이다.
우리도 메뉴는 고를 것도 없이 백숙이다. 배추와 함께 나오는 냄비토종닭인데 국물이 시원했다. 솔직히 맛은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데(집에서도 백숙을 자주 해 먹기에) 생각보다 맛있었다. 안에 익은 계란과 감자도 들어있었다. 2~3인 정도가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게다가 백숙 먹고 남은 국물에 라면 끓여 먹으니 더 맛있었다.
콸콸 흘러나오는 얼음 계곡에 발을 담그고 먹는 백숙, 정말 최고다!! 특히 더운 여름날,발이 얼어버릴 정도로 시원하다. 게다가 바다 풍경과 범섬뷰에 눈이 황홀할 지경이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우니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 아닐까?
속골 앞 범섬 뷰, 정말 환상적이다.
제주에 잊지 못할 여름은 만장굴과 속골로 마무리된다. 만장굴에서는 온몸이 시원하고, 속골에서는 발이 얼어가고(?) 입은 쉴 새 없이 즐겁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아니! 여름의 제주는 만장굴에 갔다가 속골에 가는 것이 환상의 코스일 것 같다(물론 거리는 있다)
이제 여름이 끝나가니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내년 제주에서의 여름에는 잊지 말고 꼭 다녀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