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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를 만드는 새싹이

내 생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by 새싹맘

만 38세의 나이에 한번의 유산을 경험했고 시험관 시술은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 시험관 시술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임신 과정과 실제 경험한 임신 과정은 너무나 달랐다.

지금까지 나는 ‘감사’를 모르고 살았다.


지금 돌아보면, 내 삶의 대부분은 너무나 순탄했고,
그 모든 것이 당연한 줄만 알았다.

임신도, 출산도, 아이를 키우는 일도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게 일어나는 그 모든 일이, 그분의 계획과 만지심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새싹이를 낳았다. 임신 22주 4일에..

2025년 5월 7일에 태어나기로 한 새싹이는 1월 5일에 발이 빠져 세상의 빛을 보았다. 아무도 이 아기가 살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다.


2024년 8월 어느날,
나는 남편과 함께 시험관 시술을 결심했다. 만 38세의 나이에 한번의 유산을 경험했고 시험관 시술은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 시험관 시술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임신 과정과 실제 경험한 임신 과정은 너무나 달랐다


임신 20주가 다 되어 가던 어느 날,

퇴근 후 신이 나서 휴양지에서 입을 원피스를 고르고 있었다. 배가 나온 모양새가 별로라서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다.

그 순간 나는,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생명이 얼마나 귀하고 연약한 존재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에게 “운동 잘 다녀와” 인사를 건넨 후, 거울을 보고 있던 찰나 아래로 노란 물이 흘러내렸다.

순간, 이 물이 양수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곧이어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물이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던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흐느껴 울었다.
누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당황한 마음에 방 안을 맴돌다 결국 아까운 양수를 다 흘려보내고 말았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눈물은 이미 멈출 수 없었다.


“새싹이를… 보내줘야 할 것 같아. 어서 와 줘…”

새싹이를 품은 지 19주 5일째 되는 날이었다.


1화 감사를 만드는 새싹이.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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