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히기 시작했을 때의 낯설음

반가움보다 먼저 찾아온 거리감

by 하얀 오목눈이

글을 다시 올리고 나서
조금씩 반응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조회 수,
짧은 댓글,
가끔은 긴 메시지.

예전 같았으면
그 숫자들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졌을 텐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조용했다.

기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다만
기쁨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한 박자 늦게,
조심스럽게 도착했다.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노트를 바라보았다.
그 문장들이
이제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실감났다.

읽힌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조금은 멀어지는 일이기도 했다.
문장은
내 손을 떠나는 순간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마음에 닿기 시작하니까.

이번에는
그 거리를
억지로 좁히지 않기로 했다.
반응을 확인하되,
거기에 매달리지 않기.

예전의 나는
읽히는 만큼
나 자신도 거기에 달라붙었다.
이번의 나는
한 발짝 물러서서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변화가
조금은 낯설었고,
그래서 필요했다.

나는 이제
모든 반응을
증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흔적으로만 남긴다.

읽히기 시작했지만,
다시 흔들리고 싶지는 않았다.
글을 쓰는 중심이
밖으로 쏠리지 않게
조심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올린 날에도
다시 글을 썼다.
올린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장들로.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안전한 균형이었다.

다시 읽히기 시작한 이 시기는
축하받아야 할 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잘 지켜야 하는 시기라는 걸
나는 그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