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과 건강하게 거리 두는 법

보지 않기보다, 휘둘리지 않기 위해

by 하얀 오목눈이

다시 읽히기 시작하면서
나는 하나의 선택을 했다.
반응을 끊지 않되,
거리를 두기로.

댓글을 아예 보지 않는 건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읽히는 글을 쓰면서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오히려 또 다른 왜곡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간 지점을 택했다.

글을 올린 날에는
반응을 보지 않았다.
다음 날,
하루가 시작될 때
차분한 상태에서만 확인했다.

그 작은 규칙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걸 지켜주었다.

반응은
즉각적으로 받아들일수록
나를 빠르게 흔들었다.
기쁨도, 실망도
모두 과해졌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마주하니
그것들은
의견이 되었고,
흔적이 되었고,
정보가 되었다.

나는 그제야
반응이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이 지나간 자리라는 걸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모든 댓글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침묵을
부정으로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글을 쓰는 기준을
다시 안쪽으로 가져왔다.
이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정직한지,
그 질문 하나만 남겼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자
반응이 줄어들어도 덜 불안했고,
반응이 많아져도 덜 들떴다.

중심이
밖에 있지 않으니
상황이 바뀌어도
나까지 바뀌지는 않았다.

그 시기 이후로
나는 반응을
연료로 쓰지 않는다.
방향을 확인하는 표지판 정도로만
곁에 둔다.

글을 오래 쓰기 위해
내가 배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열정을 키우는 게 아니라,
흔들림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재능보다
훨씬 중요한 기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