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닫아두지 않기 위해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을
오래 쓰고 나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그 글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혼자 쓰는 글은
나를 지켜주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씩 나를 안으로만 데려갔다.
안전했지만,
세상과는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나는 왜 처음에
글을 밖으로 내보냈을까.
인정을 받기 위해서도,
칭호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 하나만으로도
문장은 다른 온도를 갖게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도,
반응을 계산하는 습관도
가능한 한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이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거짓이 아닌지만
확인했다.
다시 내보내기로 한 글은
가장 잘 쓴 글이 아니었다.
다만
가장 숨기지 않은 글이었다.
나는 그제야
공개라는 행위가
용기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걸 알았다.
숨길 수도 있고,
건넬 수도 있는 상태에서
건네는 쪽을 택하는 것.
그래서 다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예전보다 느리게,
예전보다 덜 자주,
하지만 훨씬 솔직하게.
누군가 읽지 않아도
괜찮았다.
다만
읽을 수는 있게 두고 싶었다.
다시 세상에 글을 내보내기로 한 건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안과 밖을 나누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 선택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확실했다.
나는 다시
문장을 밖으로 놓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문장이
어디까지 가든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