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있는 모든 것들을 증오한다
최초의 생명을 품던 그때부터
바위와 갈매기와 등대와 배를
이미
증오하고 있었다 얼어있는 것은 참
부서지기가 참 쉬웠다 물줄기에
처얼썩 몰아치지도 않은 물방울에
그것들은 자꾸만 갈라졌다 자꾸만
살을 잘라내고, 잘라낸 살은 어디로 가는가
터진 피는 어디로 흐르는가
어디로 모여 또 얼어붙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가
그것들을 만들어 내기는 하는가
그것들은 또다시 부서지는가
부서지는가······.
부서지는가.
숨을 참아도 그것들은 부서지는가
바위 갈매기 등대 배 혹은
알 수 없는 비명 그러나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동일한 것이다
녹이 슬게 해 다오 차라리
아무것도 띄우지 말아 다오 죽은 것이 되도록
넘실거리지 않을······.
모든 폐사한 것들은
죽은 나의 희생양이요
그러나 넘실거리지 않는 하늘의
거울로만 있게 해 다오 태양이
죽은 물고기의 심장에 깃들도록
유리처럼
가만히
얼어있는
모든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