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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un 18. 2024

꼭, 7시

거의 한 달을 채워가고 있다.

약 한 달 전부터 나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매일 저녁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황남매와 함께 손을 잡고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매일 입으로만 뱉었던

 ‘운동해야지’를 드디어 실천하는 중이다.


나의 퇴근시간은 6시!

집에 도착하면 대부분 6시 30분 안쪽이고 이제 거기서 어질러진 집 정리하고 저녁 설거지하고 미리 청소기를 돌리고 나면  7시가 되어간다.  그래서 나의 운동시간은 7시로 확정.

매일 그 시간을 맞춰 나가기까진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행동이 필요하다.


사실 혼자라면 그리 마음 급할 것도 없지만 나와 함께 하는 황남매와 행동까지 맞춰야 하니 번거로운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꼭 7시라는 시간을 지켜야 한다.

사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어느 부분에선 내려놓는 마음이 필요했다. 평소 매일 저녁 8시, 8시 30에는 잠자리에 들어가는 황남매의 패턴을 바꾸는 것은 나에게로썬 많이 내려놔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건 내가 절대적으로 지키는 것이었으므로-


7시에 나가서 8시쯤 집에 돌아오면 빠르게 씻고 숙제하고 나면 9시, 조금 늦어지는 날엔 10시 가까이 되어버리게 된다.

처음엔 이 시간을,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계속 이 시간에 나가야 하나? 생각도 해보고 황남매는 집에 두고 혼자 운동해보기도 했지만 결론은 내가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걸 알아버렸고 아무리 빨리빨리하라고 외쳐보아도 결국 그 시간이 그 시간이라는 걸 경험하면서 조급함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고 점차 그 상황에 적응하게 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것은 살도 문제지만 아니, 사실은 살 빼기의 목표 비중이 더욱 크지만 체력을 올리고자 하는 목표도 함께 더 했다. 정말 점점 비루해지는 나의 체력을 느끼며 말이다


체력이 떨어지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

조금만 걸어도 혼자 헥헥거리고 몸에서 다리만 얇아지는 전형적인 운동부족의 현상들을 체험하니 정말,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첫 시작이 떠오른다. 그땐  그 큰 운동장을 걷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좀 지나니 세 바퀴 정도는 살살 뛰게 되었고 한 달이라는 시간을 앞둔 지금은 20바퀴는 거뜬히 뛸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과  점점 좋아지는 체력을 경험하니 운동을 매일 나가게 되었다.


가장 큰 비중을 두었던 몸무게의 변화는 아직까진? 큰 차이는 없지만 점차 빠질 거라고 주문을 걸며 꾸준히 달릴 것이다.


비가 오거나 운동시간이 늦어지는 날엔 아파트 계단을 16층까지 오른다. 하기 전엔 힘들게 뻔히 보이니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하고 나면 티셔츠를 적시는 땀의 양만큼 개운함을 함께 맞볼 수 있는 장점이 큰 계단 타기.


한번 놓치면 계속해서 놓고 살아갈 것만 같아 절대적으로 저녁 7시라는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랜만에 습관을 가지고 하는 행동이 운동이라니 참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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