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쌓이고 쌓이던 마음.
그래서 어느 날 남편에게 궁금즘으로 쏟아낸 나의 속마음
‘서운함’이었다.
정말 이런 감정이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게 참 웃기고도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세끼의 밥을 그렇게 열심히 차려주는 요즘.
점심엔 남편과 아이들만 먹는데 그럼 한 번쯤
- 당신은 안 먹어?
- 엄마는 안 먹어?
물어볼 수 있는 아닌가? 그렇지 안냐는 말이다.
처음엔 이리저리 차리느라 정신없어서 보이지 않았던 감정들이 점점 몸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런 사소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서운함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엔 그냥 내적 서운함으로만 묻어두기로 했지만 저녁
남편과 맥주를 한잔, 두 잔 먹다 보니 서운함이 궁금함으로 바뀌어 머릿속에 피어올라 물어보았다.
- 밥 먹을 때 내가 안 먹으면 왜 안 먹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돌아오는 대답은
- 그러게. 당신은 알아서 잘 먹으니 먹는 줄 알았어
그러게? 그러게? 나참.
어이는 없으면서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 하는
마음에 그 서운함의 감정은 서서히 잊혀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냉장고에 지난주 끓인 김치찌개가 있어서
남편과 아이들이 나가고 뒤늦은 점심으로 먹었다.
곧이어 나가야 하는 시간이기에 집을 나섰고, 어디냐는 남편의 메시지에 나도 왜인지 김치찌개 먹었다고 쓸까 말까 하다 안 쓸 이유는 없기에 김치찌개 먹고 이제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있다고 답장을 써서 보냈는데.
빠르게 돌아온 답변이
- 김치찌개 잡쒔어? 대단하시네요 ㅋㅋ
대단해? 아니, 왜?! 대단하다는데 기분이 안 좋은 건지
어느 부분에서 대단한 걸까?!
그땐 ‘뭐야’하는 속에서 올라오는 무안함과 멋쩍음으로
넘어갔는데 왜?! 그 끓음이 배고프니 다시 올라오는데..
왜, 뭐, 어떤 부분이 대단한 건대? 제대로 말해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