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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Oct 03. 2024

치웠어? 튀었어?

한동안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내 신경을 자극하며 박박 갉아먹게 되는 부분은 아들의 말, 말, 말

어느 순간 아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한마디 한마디가 거슬리고 기분 좋게 끝나지 않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 이유는 굳이 따로 생각해보지 않아도 바로 느껴지는 말투와 쓰이는 단어들 때문이다.


특히나 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 사람 중 한 명이라 더욱 불편하게 크게 와닿는 것이다.

아들도 본인이 느끼기엔 말할 때마다 지적질을 당한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말 하나에 천냥빚도 갚는다고 믿고 있는

엄마를 만났으니 어렵지만 고쳐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말은 정말 순간 훅 하고 튀어나오기에 더욱 생각해서 내뱉는 말하기 연습이 필요한 것이고 특히 아이들의 경우엔 더욱 무의식의 강도가 세니 조심하도록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거기다 혹여나 하는 막역한 걱정이 더해지는 것.


밖에 나가서 선생님들과 어른들을 만나 이야기를 할 때 절대 예의 없는 말투로 하면 안 되기에 신경이 더욱 날카롭게 되어가고 있는 요즘-


그러다 어느 날 저녁

컴퓨터 책상 위에 있어야 할 마우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

직전까지 아들이 그곳에 앉아있다 일어났으니 나는 아들에게 떨어진 것을 주으라고 이야기했다

거기다 항상 정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히며-


아들은 마우스를 주우면서 동생이 그런 거라고 이렇게 두고 튀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 순간 내 귀에 들어온 단어는 튀었어


튀었다고? 튀었다고? 말 항상 바르게 하랬지 생각하고 말하라고 하는데 너는 그게 생각한 거야? 한 바달 바바밥바바박 쏟아내었다. 항상 거슬리던 말투들의 조각들이 뭉쳐지며 잔소리 폭탄으로 팍!


내 폭탄 공격을 받은 아들이 말했다

아니 뭐라고 들었는데요? 튀었어라고 안 했어요 치웠다고 한 거예요 치. 웠. 어- 아들말은 즉, 동생이 여기서 숙제하려고

 마우스를 옆으로 치웠다고 말한 것이었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동생이 이렇게 하고 튀었다고 말했다고  혼자 들어놓고 이때다 싶어 폭탄을 던져버렸던 것.

정말 얼굴이 뜨거워지고 귀가 빨개지는 게 스스로도 느낄 정도로 민망하고 무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했다.


두말 않고 바로 아들에게 사과했다.

엄마가 미안해 잘못 알아 들었다고 민망한 만큼 미안함이 배가 되어 사과를 했더니 또 마음 착한 아들은 허허하며 알겠다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더 미안하고 이 미안한 마음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그래서 이젠 나도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기로 결심.

한번 더 멈칫하고 행동하기로 굳은 결심을 가져본다.

엄마가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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