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효과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확연하게 다름이 느껴진다. 매 순간 아침에 일어날 때도 잠의 깊이도 몸무게의 차이도 말이다. 아우 정말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정말 매일 가볍게 한잔은 먹고 잘 텐데 말이다. 당연히? 아직은 먹고 싶은데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지만 그 저녁 고비만 어떻게든 참고 나면 아침이 행복해진다. 이래저래
오늘 아침도 몸이 가볍고 더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랬기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아이들이 깨어나는 흐름에 맞춰 일어났고 전날 쪄놓은 고구마와 우유 한 사발 아침으로 간단히 준 뒤 여느 때처럼 운동하러 나섰다. 날이 선선해지고 컨디션도 올라오니 몸의 움직임의 달라짐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는 순간들-
아이들과 아침 운동을 하고 집으로 왔고 정리하고 나는 계단 타기 운동을 하러 나가려는데 남편이 옆에서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 것이다. 하러 가라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남편을 보며 몸과 입이 따로 움직이네? 하니 나이 먹으면 다 이렇게 된다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
그래, 나와 12살 차이가 나는 사람이니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다시 같이 운동하러 가자는 남편
속으로는 너무 좋았지만 괜히 고민하는 척 튕기다 가자고
몸을 일으켰다. 다시 남편의 일터인 체육관으로 함께 갔고
오늘 제대로 웨이트가 무언인가를 배우게 되었다
어라? 생각보다 재밌네?
땀 흘리는 게 싫고 힘든 느낌은 더 싫었던 지난날은 안녕.
아닌 걸 알면서도 땀이 흐르면 살이 빠지는 느낌이 좋은 이젠땀이 나니 더 즐기며 배웠고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따랐다.
남편도 이전과는 달리 채찍만 주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당근과 채찍을 골고루 고루고루 사용하는 법이
능숙한 것을 보아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죽을 거처럼은 아니지만 윽 소리 나게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고 함께 걸어오는 그 순간에 정말 먼저 말하고 싶지 않았고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비춰보이고 싶지 않아 참고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그 순간 기다림만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에 남편에게 물었다
이번주 토요일 내 생일이잖아? 뭐 먹을 거야?
그렇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의 생일-
근데 역시나 생일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남편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먼저 일정을 짜서 말해주길 바라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내일이면...
그러다 생일이 너무 재미없을 것만 같아 내가 먼저 물어보기로 한 것이다. 나름 용기 내서? 물었고 돌아오는 대답은 당신 뭐 먹고 싶어? 곱창이나 다 괜찮아 남편 입에서 먼저 곱창? 곱창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내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중한 순간으로 남겨주려고 한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남편은 곱창을 참으로 좋아하지 않고 있어도 잘 먹지 않으니 절대 먼저 먹자는 소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때부터 정말 거짓말처럼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곱창 먹을 생각에 -
그러고 보니 곱창 안 먹은 지 좀 됐구나..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다.
곱창이 철판에 깔려 나오고 불을 켜서 바글바글 끓이며 요리조리 섞어주고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모습이 보인다면 먹기 시작, 먼저 쌈에 싸 먹지 전에 곱창 두 개 정도를 집어 입속으로 골인시키고 그다음부터 상추를 들어
곱창 두 개 쌈장 찍은 마늘 넣고 입으로 퐁당 그다음 당면
즐기기. 소맥 한잔 쭉, 크아 완벽 그 자체
마지막은 무조건 볶음밥.
남길 거 같아도 다 먹지 못할 거 같아도 배가 심각하게 불러도 무조건! 볶음밥으로 마무리. 아.. 기다려진다.. 곱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