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에서 슬슬 방과 후며 돌봄반이며 현장학습 등의 알림이 오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즉?! 개학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지금까지 얼른 학교 가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학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이 조금은?! 아쉬운 이 변태적인 마음은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아침, 정말 오랜만에 다 같이 넷이서 걸어서( 남편은 원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운동을 하러 나섰다.
꼭 비가 내릴 것만 같은 날씨였는데 고 몇 발자국 걸었다고 햇볕이 비추는데 찬란했고 우린 그 빛 속에서 발을 맞춰 걸으며 다 같이 운동을 시작했다.
물론 아이들은 열심히는 안 하지만 어쨌든 해야 할 건 해내는 모습이 감사하고 이제라도 건강에 관해 살에 다해 정신을 차린 우리 부부는 힘들고 버겁지만 노력하며 운동하는 모습이 스스로가 대견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거기다 오늘은 좀 특별했다.
원래는 운동을 같이 하고 다 같이 집으로 갔을 테지만, 정말
단단히 마음을 다잡은 남편은 달리기를 할 거라고 했고 그렇게 아이들은 먼저 집으로 보내고 나와 같이 가자고 했다.
솔직히 처음엔 싫었다. 분명히 내가 남편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고 그럼 남편은 운동할 맛도 운동한 느낌도 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부정확한 미안함이 나에게 꽂힐 거라 생각이 들었기에-
그래도 따라가고 싶었다. 그냥 같이 운동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따라나섰다. 처음 달리는 순간부터 헉헉 거리지만 나름 맞춰 뛸 수 있었다. 한동안 학교 운동장을 뛰어댄 것이 허투루 쓴 시간이 아니었음을 증명되는 시간이었다
그것도 잠시 억지도 따라가고는 있지만 헉헉헉 거리며 달리는데 뒤에서 잘 따라오고 있나 하는 표정으로 돌아본 남편과 눈을 딱! 마주치자마자 나오던 그 말.
그만 그만을 외쳐댔다
남편은 멈추어줬고 우린 걸었다. 그렇게 걷다가 뛰고 뛰다가 걸어서 어쨌든 집에 도착! 와, 이렇게 개운하고 성취감이
가득 들며 또 하고 싶은 운동은 오랜만이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이 다가오는 순간이 아니,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음이 마음에 걸렸다.
막상 이렇게 같이 운동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더 오래 하고 싶어 진 것이다. 역시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는 건 알았지만-
원래 처음 백수되고 가정과 육아에만 오로지 집중하는 그 시간이 어느 순간까지 꽤 오래 불안하고 불편했다
온전히 그 감정을 다 받아들이고 나서야 이제야 겨우 적응하게 되었는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니 그 자리에서의 적응은 더욱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정말 이젠 아이들도 개학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고 나도 이력서를 써야 할 때인가 보다. 시간이 잘 흐르네
언제나 시작과 끝은 인생의 순리처럼 작용되지만
언제나 그 두려움, 설렘 서글픔은 적응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