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목이 너무 아파. 침 삼킬 때도 아프고 말할 때도 아프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아파-
일요일 아침 나를 뻔쩍 깨운 아들의 한마디.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는 상황이니
몸이 정신 차리기 힘든 이때 가장 감기에 많이 걸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 중 우리 아들도 피해 갈 수 없었것이다.
다행히 일요일 당일에는 아주 극 초기 증상이었기에 약이 없어도 잘 넘어갔지만 예상했던 대로 월요일 아침 그 증상을 더 심해졌고 온몸이 쑤시는 증상까지 더해져 바로 병원으로 갔다
원래 병원이 월요일 아침에 사람들이 제일 많은 법.
기다림 속에 진료를 봤고 지금까지는 큰 뭔가는 없어서 증상 치료제를 주셨는데 이렇게 먹고 나아지면 다행이지만 없던 증상이 생기고 더 심해지는 느낌이라면 바로 병원에 오라고 하셨다.
약을 먹은 아들의 얼굴에 그늘진 그림자가 차올랐다
아픈 것도 서럽고 힘든 마당에 하필 이번주 수요일,
학교에서 소풍을 가는 날이니 말이다.
더 아프면 안 되는데 안되는데 하며 울먹이던 아들
점심약을 가방에 챙겨주며 잊지 말고 꼭 점심 먹고
먹으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자기 꼭 먹을 거라고 그래야
소풍 갈 수 있다며 주문을 외우던 아들
그렇게 학교 교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이미 다들 등교한 시간이라 교문 앞은 휑했고 길을 따라
걷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싶어서
걷던 아들이 중간쯤 갔을 때 뒤를 돌아보았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고 다시 앞을 보고 걷던 아들. 거의 들어가기 직전 다시 한번 뒤를 보았다.
손을 위로 들길래 나도 다시 손 흔들어줄 준비를 하는데 아들의 머리 위엔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그렇게 걱정하며 울먹이던 아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를 향해 하트를 쏘아주다니 그 사랑이 진심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느꼈다.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굵은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더니 집 앞에 다다랐을 때
우두둑 마구 떨어졌다 인정사정없이-
우산이 없었기에 아들이 비를 안 맞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행운이다 싶어 기분이 더욱 좋아진 어느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