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은 토요일이 되면 반에서 친한 친구와 놀이터든 밖에서 만나 노는 시간을 즐긴다.
그러다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거나 등등.. 놀고는 싶은데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땐 아빠의 특권을 이용해 체육관에 가서 노는 편인데 이날도 그런 날의 토요일이었다.
남편은 토요일 일정이 있어 체육관으로 딸아이도 데리고 갔고 아들은 친구를 데리고 체육관으로 왔고 그래서 나만 빼고 모두가 체육관에 있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여유롭게 집안일을 하고 정리를 하고 있던 차에 남편에게 온 문자-
즉, 아들 녀석이 본인 반장선거할 때 분명 1표 차이로 떨어졌다고 했는데 남편이 아들 친구와 반장선거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되었다며 1표 차이가 아니라 6표 차이가 났다는 내용-그 문자를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짧은 순간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스쳐 지나갔다. 본인도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에 충격이 컸나? 싶으면서도 우리가 너무 된다고 믿고 있어서..
그걸 실망시켜 주기 싫어 그렇게라도 거짓말을 한 것일까?
아니면 헷갈린 건가? 별별 것들이 다 지나가다가 우리 부부는이야기를 나눈 끝에 결론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맺었고
일정을 마친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심스레 그날의 이야기를 꺼냈고 아들은 당황스러운 얼굴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몰아치진 않았지만 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정확히 말해주었다.
아들의 반응을 보니 본인도 1표 차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눈치였고 거짓말한 것이 맞았던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아들을 몰아간 것일까의 자괴감이 날 괴롭게 만들며 그렇게 즐겁기만 했던 토요일의 주말이 가라앉았고 지금 이렇게 다시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숨이 한번 푹 나오기도 하는데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럼으로써 서로 생각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 보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그렇게 집에 있으면 서로 얼굴이 좋을 거 같지 않아 원래의 계획대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지난번 아들은 먹지 못한 소고기를 먹으러 갔고 그러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고깃집에서도 몇 번 더 거짓말은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깊이 박아주었다
충분히 알아 들었겠지만 그만큼 노파심이 크게 차올랐다
1표 차이라고 했을 때 정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고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절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는데 지금도 마음이 쿵 떨어지는 거 같고 화도 나면서도 미안하고 여러 마음이 섞여서 편하진 않지만 그렇지만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아들을 믿기로 했다
내가 믿어야지 누가 믿겠는가
하지만 앞으로 주기적으로 거짓을 뱉지 않았는지 묻긴 물을 거 같다. 연약한 존재에 노파심이 가득 찬 엄마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