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삶, 쉽지 않지? 아니 참 힘들고도 참 버겁지?
첫 오픈하고는 큰 행운이 따라줘서 현금을 침대 매트릭스에 깔아놓고 써보기도 하고 금덩어리도 척척 샀으며 어머님 아버님 용돈도 재지 않고 그때그때 바로 드릴 수 있었다고.
먹을 거 입을 거 가격표 보지 않고 돈 생각 하지 않고 썼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해주었지
한 달 카드값 300만 원은 기본, 그 기간을 1년 넘게 보냈다는 당신. 하필 그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지 못하고 내리막 기울어져 가는 시기에 만난 게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는데, 진심 맞지?
그 행복이 영원할 것만 같았지만 이 세상에선 그러한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법인 거 같아. 적어도 세상이 공평한 게 맞다면
그런 모든 걸 겪으면서 많이 힘들었을 법도 한데 그럼에도
누려본 순간이 있으니 분명 한 번은 다시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긍정적이고 낙척적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당신이 참 대단하고 부러워.
아마, 이런 마음을 진심으로 가질 수 있었던 건. 알지? 나도 피부숍 운영해 봤잖아. 당신 덕분에
당신에 비하면 아니, 비할바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에도 처절히 느꼈거든 자영업자. 쉽지 않다는 걸 말이야.
처음엔 눈치 볼 것도 없는 거 같고 나만의 공간, 일터가 있다는 생각에 출근길이 그렇게 행복하더라니까? 에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뒤에 놓여있는 힘든 많은 문제들을 막을 순 없더라고
약속시간 지키지 않는 손님들, 기껏 다 기다렸는데 캔슬 내는 손님들, 이곳저곳 비교하며 무시는 기본 그놈의 서비스만을 바라고 본인만 생각하는 손님들.. 이렇게 다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만큼 그 짧은 기간 하면서도 울기도 화나기도 서럽기도 매일이 스펙터클 했는데 당신은 어떻겠어.
물론, 자영업자와 직장인 둘 다 장단점이 있지
그러나 내가 둘 다 해봤잖아? 성향의 영향이 크겠지만 나는 직장인이 백 번 천 번 나은 거 같아 그 매출의 오르락내리락, 그리고 서비스업의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감정노동까지 그 모든 삶을 감당하는 자영업자의 길은 너무 험난하거든
근데 당신 그것도 알아야 해.
내리락 순간에선 무조건 당신이 제일 힘들겠지만 당신 곁에 있는 가족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는 거.
당신이 기가 푹 죽어있는 동안엔 마치 내가 당신과 한 몸이 돈이 나 또한 기가 푹 죽고 아무런 기운도 나지 않는다?
정말 그동안은 세상을 다 잃은 기분으로 살아가.
그러다가 당신이 다시 조금씩 회복되어 올라오면 나 또한 조금씩 회복하고 그러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방긋 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더라고. 정말 한 몸처럼 말이야.
또 그러다가 조금 지나 내리막의 순간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그럼 다시 세상 잃은 기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10년 넘는 시간 동안 오르락 내리락의 길을 달리는 당신을
옆에서 찰싹 달라붙어 가장 가까이 지켜봤고 그럼 이쯤 되면 마음에 면역이 생겨 강인 해질 법도 됐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그 순간이 되면 감정 조절이 힘들더라고
옆에 있는 내가 이런데 당신은 얼마나 어마어마한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
진심으로 체육관도, 가정도 이렇게 너무 잘 지켜내고 버텨내고 이끌어가고 주는 당신이 너무 대단하고 너무 대견하고 너무 감사해. 대단히 튼튼하고 알찬 우리의 희망이 되어줘서 고마워. 그 울타리에 우리를 품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음,, 10년 아니 15년?! 정도는 더욱 노력해 주길 부탁할게. 아직 아이들이 크려면 그 정도는 남고도 남았으니까
그리고 당신이 누렸던 행운, 언젠가 한번 더 올 거 같다고
분명 기회가 올 거라고 그랬잖아?! 그 호화 나도 한 번쯤은 누려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