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쓰기 조금 전, 문득 느끼게 되었다.
퇴근하고 팅팅 부은 발로 집에 돌아와
이제 막 목 좀 축이고
어질러진 집 좀 치우고자 돌아보는데
따님이 학원에 학교 국어 교과서를 두고 왔다는 것?
내일 쓰지 않는다니 굳이 오늘 가져올 필요 없겠다..
괜찮겠다.. 싶은 그 찰나, 그 안에 내일 발표해야 하는
종이가 껴 있다는 것?!
눈물을 머금고 벗었던 바지를 다시 입고 있는 나.
웃으며 옷장에서 바지를 찾아 입고 있는 너.
어두워진 밤공기 속
오랜만에 딸과 둘이
나란히 손 잡고 길을 걷는데
순간 행복하면서 너무 소중한 것이다
그 순간도 내 손을 잡고 있는 아이도
그러면서 생각난 이 순간
이날도 딸아이와 나. 둘이었다
아들은 집에 있겠다며 따라나서지 않았고
우리는 먼저 나간 남편이 있는 곳에 찾아가는 거였는데
초행길이었고 길치인 엄마를 둔 덕에
지하철을 몇 번이나 반대로 타 힘들게 겨우겨우 도착 후
잔뜩 배고픈 상태였으니 점심을 먹어야 했다
그래서 원래 이곳에 가면 먹었던 돈가스 매장을
찾아갔는데 문을 열지 않아...
섭섭하려던 찰나에 발견한 중식집!
우리 딸은 짜장면을 제일 좋아하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직진!!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한 그릇, 거의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 거 보니
미안하기도 하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길치 엄마 따라나서 고생이 많았어)
엄마는 짬뽕이 좋다고 하셨어~~~
우연히 발견해
딸 덕분에 간 곳이었는데
나도 너무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해물도 잔뜩~ 야채도 잔뜩~
국물도 진~ 하고
더 좋았던 건 음식점 옆에
노브랜드 매장이 가까이 있어
딸아이와 함께 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을 수 있었다는 것~
오늘도 한 번 더 느꼈지만
점점 클수록 말을 더욱 재밌고
재치 있게 하는 딸아이의
앞으로가 매우 매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