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 vs 나쁜 습관
‘좋은 습관?'
습관이란 무엇인가?
좋은 습관이란 무엇인가?
담배 피는 습관은 무조건 나쁜 습관인가?
최근 당신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친구를 떠올려 보라. 누군가 당신에게 와서 그 친구를 소개해달라며 어떤 사람인지 물어본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뭐 나쁘지 않지. 근데 걔는 술도 많이 마시고 담배도 많이 피는데 너 괜찮을려나? 그래도 음악 쪽에 재능이 있는지 몇 년 동안 미친듯이 작곡 하면서 요즘엔 그걸로 돈도 버나 보더라
어...걔는 대학 졸업한지 얼마 안 되서 자기 사업 시작하고, 요즘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책도 좀 읽으면서 여기저기 모임도 많이 다니는 거 같던데 엄청 도전적이고 이것저것 배우는 거 좋아하는 것 같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행위를 보며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고, 금연을 한 이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행위를 보면서 결단력이 있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그 사람의 생각이 아닌 행동을 본다. 말로는 하늘의 달을 따다 줄 것처럼 하지만 연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이 걸어온 발자취다. 처음에는 우리가 발자취를 만들어 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자취들이 모여 습관이 되고 습관은 우리의 길을 결정한다.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하루를 구성하는 반복적인 행동 즉, 습관을 보면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 Atomic Habit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저자 제임스 블레이크는 '습관은 정체성이며, 정체성이 곧 습관이다'라고 말한다. 정체성은 다짐이나 생각이 아닌 행동에서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습관이란 무엇일까? 습관이 곧 정체성이니 좋은 습관은 좋은 정체성이다. 그런데 좋은 정체성이란 대체 무엇인가? 좋은 정체성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해서 좋은 정체성이란 없다. 정체성은 쉽게 말해 'Wanna be'이다. 본인이 되고 싶은 모습이다. 정체성은 변할 수 있다. 어릴 때는 야인시대의 김두한처럼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이 멋져 보이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체인지그라운드 멤버처럼 자신의 성장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있어서 좋고 나쁨은 없다. 그것은 나의 선택일 뿐.
물론 내가 선택한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용인이 되기 어렵다면 제재를 받겠지만 적어도 개인이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Wanna be'의 모습을 향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반복적인 행위가 우리의 모습을 'Wanna be'에 가까이 데려가 준다면 그제서야 그 행동은 좋은 습관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돈에 붙힌 불을 라이터 삼아 담배 피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그런 모습이 되기를 선택했다면 담배 피는 습관이 적어도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나쁜 습관은 아닌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모습이 있고, 그러한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행위는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임스 클리어가 말한 것처럼 정체성을 바탕으로 습관을 생각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첫 번째로 헛발질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과 만들고 싶은 습관이 일치할 때 우리는 어떤 행위를 습관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과 동떨어진 행위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면 우리는 코피 터지게 노력해봤자 습관은 생기지 않고 휴지만 아까울 뿐이다. 심지어 그 습관이 내가 원하는 인생의 모습을 만들어 주지도 않는데.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믿음 체계가 있다. (중략)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게 만들 방법들을 생각할 수 있지만 독재 체제에서는 이런 행동 변화를 일으키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체제의 특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재 체제에서 투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54p
내가 되고 싶은 모습, 나의 정체성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 행동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나는 뭔가를 성취하기 보다 편안함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라면 운동 보다는 쉬는 쪽으로 이끌리게 될 것이다. 근본적인 믿음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습관을 바꾸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반면에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은 쉽다. 자신의 정체성에 '운동하는 사람'을 집어넣은 사람은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기 쉽다. 이렇게 정체성은 습관 형성에 중요하다.
문제는 정체성이 항상 주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 하면서 자신이 인지하며 선택하지 않은 정체성을 갖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아, 수학 점수는 왜 맨날 개판이지 나는 수학을 못해, 나는 왜 만날 상사한테 잔소리만 듣는걸까 정말 무능하다'와 같은 것들이다.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받은 메세지와 신호로 인해 본인이 그릴 수 있는 정체성에 한계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압박하고, 그 믿음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이 아닌 것, 반대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만약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수학 공부를 하고, 직장 생활에서 유능한 사람으로 거듭 나기 위한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고 치자. 장기적으로 그 습관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자아상과 반대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어떤 한 가지 모습의 정체성에 집착하지 않고, 나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체크하면서 수정하고 확장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정체성을 바탕으로 습관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습관을 생각할 때, 습관을 통해 정체성 역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체성은 곧 습관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에서 보듯 정체성은 습관을 형성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말하면 습관 역시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정체성은 반복된 실재이다. 그 사람을 파악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주된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 그래서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행동심리학 관점에서 내가 한 행동과 현재 내 정체성과의 간극이 생기면 우리 뇌는 혼란에 빠진다. '이 새끼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글을 쓰지?'. 반복된 글쓰기는 '나는 글 쓰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이처럼 반복된 행동 즉, 습관을 통해 내 정체성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습관을 통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된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어 가기 위해 습관이 왜 필요한지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인생이 머릿 속에 있는가?
머릿 속에 펼쳐진 상상을 습관이 눈 앞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는가?
당신이 꿈꾸는 인생이 그 습관을 당신의 일부로 만들어 줄 것이다.
#체인지그라운드 #씽큐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