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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물일곱 Nov 11. 2021

건반

허공을 휘적거리는 손가락은


공기를 누를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좀 더 깊숙한 먼지의 세계에선


물방울이 연달아 터졌고


그 소리를 공포탄 소리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도 귓바퀴에 걸린 체는


지극히 촘촘해 미세한 소리만 남겼다


걸러진 크기만큼만 들려서 부끄러웠다


허우적거리는 게 들킬까 봐 고개를 더 크게 끄덕인다


그럴 때면 흐릿한 직선의 세계가 열리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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