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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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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Sep 11. 2024

누군가의 말뚝

상 - 3부 5화

우리 주위 모두는 저마다 가슴속에 말뚝 하나씩 박아놓은 채 산다고 자부할 수 있다.


"말뚝이 뭔가요?"


내 개인적으로 말뚝은 우리 삶의 흉터라고 생각한다.


"흉터?"


흉터라고 해서 마냥 나쁜 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생긴 흉터는 자랑스럽지 않은가? 한 생명을 위한 희생은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말뚝의 원래 본질은 강하게 내리쳐서 박아야 한다는 거다.


우리 삶에서 있던 여러 일들이 말뚝이 되어 심장에 꽂혀있는데 어떤 충격을 세게 받으면 비로소 말뚝이 박힌다고 본다.


그게 좋은 말뚝인지 나쁜 말뚝인지 정하는 건 자기의 노력에 달려있다.


"말뚝이 박히는 건 정할 수 없지만 어떤 말뚝이 박힐지 정하는 건 나다"


이게 오늘 내 하루의 숙제였고 난 이 말을 생각해 냈다.



[장미는 누구에게]


약한 지반 같은 가슴에
누군가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낡고 뾰족하고 단단한
그것을 박았더니

장미에 넝쿨에 감싸진 느낌일까
죽음을 한번 본 듯했다

금방이라도 시들 거 같던 장미는
단단한 가시넝쿨로 주변을 감쌌고
누군가의 말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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