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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머 하펜 동물원

스위스 옆 독일 박물관

by 키다리쌤

북극곰을 보다니~ 확실히 독일 북쪽이라 북극곰을 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려요. 이곳은 브레머 하펜 항구도시예요. 어제 여행책자를 뒤져 보았는데 함부르크까지는 상세 내용이 나와 있었는데 이 항구 도시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네요. 독일도 워낙 큰 나라다 보니 모든 도시의 정보를 담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별 기대 없이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생 고학년 아이들에게 시시할 것이라 생각하며 동물원에 갔는데 아이들은 의외로 재밌어했어요.


흔히 볼 수 없는 북극곰이 물 위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그리고 물아래서 핑크 공 2개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물 위에 있는 모습과 다르게 물아래 모습은 수족관이 햇빛에 비쳐 방울방울 올라가는 물방울까지 찬란하게 빛나 더욱 아름다워 보였어요. 옆에 안내 문구에는 2050년이 되면 어쩌면 북극곰이 멸종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네요. 이렇게 나눠진 전시는 물개, 바다사자, 물범, 펭귄 등에 이어졌어요.

독일어 안내라 정확하게 이해하진 못했지만 11시에 펭귄 코너에 뭐가 있다기에 갔더니 작은 물고기들을 펭귄 밥으로 주고 있었어요. 열 마리가 넘는 펭귄이 다 비슷해 보이는데 사육사는 어떤 펭귄이 얼마나 먹었는지 알고 주는 것이겠죠. 작은 펭귄들은 자꾸 못 먹고 물고기를 떨어뜨려 안타깝더라고요.

한참을 북극 곰 코너에 갔다가 물개, 바다사자를 왔다 갔다 했어요. 물 위에 있으면 물 위 전시장으로 물아래로 이동하면 아래 전시장으로 이동해 보았죠. 물개를 볼 때면 꼭 알파인 박물관 전시가 떠올랐어요. 현지 주민들이 커다란 바위 언덕에서 물개를 칼로 가르는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라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번 괴로워했어요. 이런 기억을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어서 간 아쿠아리움에서 광어와 도미 등등 물고기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침을 꿀꺽 삼키는 제게 남편이 개인 전용 냉장고냐며 껄껄 웃어댔어요. 스위스는 내륙국가라 일년전에 이사와서 그동안 신선한 회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요. 광어 회가 간절히 먹고 싶었어요. 그러고 보면 잔인함의 종류만 다르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도 들었지요.

큰 동물원은 아니라서 부엉이, 수달, 토끼, 푸마 등등을 구경하니 끝이네요. 한두 시간 정도 실컷 구경하고 나온 것 같아요. 기대보다 괜찮아서 근처에 살면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물멍, 북극곰멍, 물개 멍하러 오고 싶은 동물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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