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iago de compostela까지 26km
대장정의 마지막날이 밝았다.
꽤 긴 거리지만 마음을 다잡고, 이곳에 온 이유와 깨달은 바를 상기하며 걸어보려 한다.
어제 묵었던 알베르게 앞에서 마지막 알베르게에서의 기념사진 한 장씩 찍고 출발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왔던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선 내 모습
꿈꾸었던 행복으로 가득한 순례길이라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통과 좌절, 희망과 도전이 고루 섞인 다이내믹한 순례길이라 얘기할 수 있겠다.
모아놓은 돈도 없이 250만 원이란 경비만 들고 오른 순례길이었기에
크게 부족하진 않았지만 넉넉하지도 않았다.
외벌이로 가정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럽고 힘들 법한데, 막무가내 와이프의 순례길까지 지원해 주는
남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사람
살면서 타국에서 500km를 혼자 걷는다는 건 감히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앞으로 다신 느낄 수 없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멋진 풍경들, 향기, 맛, 멋 그리고 정까지
많은 걸 진하게 느끼고 간다.
오기 전엔 과연 이곳에 온다고 뭔가 달라질까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 길을 다 걸어 나간 지금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가장 달라진 건 나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
신기하게도 오기 전과 달리 마음이 무척이나 편안하다.
드디어 도착한 산티아고 대성당
눈물이 나지 않을까 했지만 그저 기쁜 마음뿐이다.
19일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여기까지 온 나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고생했다.
나의 영원한 꿈이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