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블로그, 티스토리를 거쳐 브런치스토리에 안착?
- 위축되지 않고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2021년 2월 7일 네이버블로그에 첫 글을 올렸고 2022년 4월 12일 올린 글이 마지막 글이 되었다.
2023년 7월 27일에 티스토리에 첫 글을 올렸고 2023년 8월 17일 올린 글이 또 마지막 글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2023년 8월 18일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한 브런치스토리에 일곱 번째 올릴 글을
이렇게 쓰고 있다.
네이버블로그를 그만둔 것은 가족들에게 공개가 되어버린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나는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거나 검증받지 못한 나의 어설픈 글이 내가 아는 사람 특히 가족들에게 읽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 시국에 의정부에서 오랫동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여동생네가 예능프로 '돈쭐 내러 왔습니다'에 출연하게 되었고 나는 그 이야기를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함께 써서 네이버블로그에 올렸었다. 방송이 나간 후 여동생의 젊은 시누이가 방송의 반응이 궁금해 여러 사이트들을 둘러보다가 나의 블로그 글을 찾아내버렸다. 여동생의 시누이는 모두 4인가족인 1남 4녀의 시누이네 가족밴드에 내 글을 올렸고 이를 안 여동생은 또 친언니에게 얘기해서 언니가 우리 오 남매 가족 밴드에 올려버렸다. 그 후로 무슨 글을 올리면 특히 언니의 반응이 바로바로 왔다. 산에 가서 다친 얘기를 올리면 많이 다쳤냐고 괜찮냐고 전화가 오고 엄마 생신 때 얘기를 써 올리면 용돈 액수가 틀리다고도, 글을 읽고 눈물이 났다고도 톡이 왔다. 나는 그저 부끄럽고 창피하기만 했다.
나는 더 이상 자유롭게 글을 써서 올릴 수가 없게 되었다. 특히 그즈음 나중에 알면 섭섭해할 것 같은 친구 2명에게 슬쩍 얘기를 했는데 그중 한 명이 왜 너의 그 글에서 말한 절친 중에 자기는 빠졌냐고 눈물까지 내비치며 서운해했다.
무엇보다 내 글에 대한 반응도 영 시원찮았다. 그 무렵의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하트를 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성격이 고지식해서인지 글을 읽지도 않고 하트를 남발할 수가 없었으며 댓글을 쓰더라고 다 읽어본 후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쓰려고 애썼다. 어쨌거나 그 모든 건 핑계일 뿐이고 결국은 내 글이 형편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뭐니 뭐니 해도 글이 좋으면 가만히 내버려 둬도 읽을 사람은 찾아서 읽을 것이란 전통적인 사고방식도 한몫했다. 처음 공개해 본 내 글의 성적표는 처참했고 나는 다시 그냥 독서인으로 살아야겠다고 블로그를 끝냈다.
그 후 일 년이 지나면서 다시 또 마음에 설렁설렁 바람이 불었다. 점점 다가오는 퇴직 후와 노후에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론은 또다시 글쓰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것뿐이었다. 다른 게 없었다. 그래서 '다음'의 티스토리의 문을 두드렸다. 브런치스토리도 눈여겨보았는데 글을 써서 작가 신청을 하고 합격해야만 된다고 해서 아직은 자신이 없어서 미뤄두었다. 그리고 티스토리는 잘하면 돈도 벌 수 있다는 유튜브도 많아서 혹시 어쩌면 나도... 하는 마음에 시작했다. 그런데 완전 완전 대 실망. 내 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글에 읽지도 않고 하트를 주고 댓글을 달고 있었다. 나는 아직 광고도 없는데 '잘 읽었습니다 광고 도움 드리고 갈게요....' 하는 댓글까지 달렸었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오랜만에 쓰는 글이 재미있었다. 이왕 시작한 것이니 하루 한 개씩 한 달만 올려보자고 마음먹고 정말로 하루에 한 개씩 꼬박꼬박 올렸다. 안 읽는 줄 알면서도 수정에 수정을 해서 올리고 올린 다음에도 수시로 들어가 수정을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점점 지쳐갔다. 방문자수는 늘어나기는커녕 점점 줄어들어 하루에 한 명도 방문하지 않은 날이 이 삼일 계속되기도 했다. 방문자수에 목을 매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되지도 않았다. 들어가 보기가 민망하여 시간을 내서 다른 사람의 글을 찾아가 읽고 댓글을 남기고 하트를 주는 날에는 방문자수가 그만큼 확 늘었다. 모든 글이 노골적인 정보성 글이었다. 어떤 글은 광고가 너무 많아서 본문을 찾아 읽기도 어려웠다. 아무래도 잘못 들어왔다는 생각이 점점 확실시되었다.
그래서 브런치스토리의 문을 두드렸다. 티스토리에 올린 글이 스무 개가 넘기 때문에 브런치스토리는 티스토리와 연동이 되어 있다고 해서 따로 글을 써서 제출하지 않았다. 무슨 주제가 있어야 한다는 데 나는 그런 내세울 만한 전문적인 주제도 없었다. 이혼 사별 파산 암 등 특별한 사연도 없었다. 그저 나의 자잘한 일상에 상념을 곁들인 신변잡기의 글일 뿐이었다. 처음에 떨어졌을 때 덤덤히 받아들였다. 그렇지 뭐.... 거기도 나랑 맞지 않아.... 그래도 티스토리보단 괜찮은데.... 한번 더 해볼까?
두 번째도 티스토리 연동만 믿고 첫 번째와 비슷하게 신청해 보았다. 역시 또 탈락. 포기할까 했는데 아무래도 내 글이 갈 곳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글쓰기를 좋아했다. 피곤해도 좋았다. 뭔가 작은 경험이라도 하게 되면 벌써 머릿속에서 글을 엮고 있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세 번째는 티스토리에 올린 글 중 세 개를 골라 또다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제출했고 바로 다음날로 합격 알림을 받았다. 브런치스토리가 거의 닫히지 직전까지 간 내 꿈의 문을 열어 주었다.
내가 보기에 네이버블로그와 티스토리가 아마추어들의 놀이터 같은 곳이라면 이 브런치스토리는 프로들의 글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인 것 같다. 거의 모든 분이 출간작가이며 작가님, 이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글들을 쓰셔서 나를 주눅 들고 위축되게 한다. 나는 나를 작가,라고 하면 부끄럽고 민망해서 숨고만 싶어진다 아직은....
그리고 하루에 올라오는 어마어마한 글들.... 대충 헤아려보니 한 시간에 160개 정도의 글이 올라왔다. 그중에 나의 글이 눈에나 뜨일까 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열 분 정도가 꼬박꼬박 내 글을 찾아 읽어주시고 하트를 주신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정식으로 글쓰기 강좌 한 번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의 부족하고 어설픈 글들이 그분들의 귀한 시간이나 빼앗는 졸작 중에 졸작이 아니기만을 조심스럽게 바랄 뿐이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글로 꼭 보답하고 싶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여기서 어쨌든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