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산행 코스로는 <내장사 일주문에서 출발하여 서래봉(624m) - 불출봉 -원적암-내장사- 탐방안내소로 회귀>가 제일 알려진 5.9km 코스입니다. 전에 딱 한 번 그 코스로 산행한 적이 있는데, 앨범 파일을 뒤져보니 그때 찍은 사진이 없군요. 아마 카메라 들고 산행하지 않을 때 다녀온 모양입니다. 서래봉의 암릉이 농기구인 써래와 비슷하다고 해서 서래봉이라는 설도 있고,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왔다고 하여 서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네요.
아무래도 내장산을 찾는 이유는 산행보다는 단풍 구경입니다. 저희도 산행 대신에 4.4km 정도의 트레킹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내장산에는 1인당 1,000원만 주면 탈 수 있는 셔틀버스가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운행이 되어서, 먼 거리를 걷기 힘든 사람들이 많이 이용을 하더군요. 케이블카 요금은 어른 기준 왕복 9,000원, 편도 6,000원이라니까 참고하세요.
새벽에 일찍 출발하여 주차장 도착 시각이 아침 7시쯤이었는데도 제2주차장에서 밀려나 제3주차장에 주차를 하였습니다. 주차비는 5,000원입니다.
아침식사는 준비해 간 샌드위치로 차 안에서 해결하였죠. 간단히 배낭 하나만 준비하여 출발합니다.
매표소까지 가는 길에 좋은 말 가랜드의 글을 하나씩 읽으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7시 좀 지났는데도 매표소 줄이 꽤 깁니다. 11시쯤 나왔는데, 그때는 정말 끝이 보이지 않게 길더군요.^^
입장료는 성인 1인당 4,000원입니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다리에서 만난 단풍이 꽤 멋집니다. 절정에 맞추어 온 것이 맞는 모양입니다.
산꼭대기에는 해가 비치지만, 아래쪽은 광선이 부족하여 단풍색이 선명하지 않은데도 화려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벌써 많이 모여있네요. 편하게 가서 좋긴 하겠지만, 단풍길은 걸어야 제대로 보지요.
내장산이 단풍 명소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단풍나무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장사까지 들어가는 도로변과 도로 옆 숲길에 수많은 단풍나무들이 일제히 단풍이 들면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축제처럼 연출됩니다.
내장산과 백양사의 단풍나무는 특별히 아기단풍나무라 하여 다른 단풍나무보다 잎이 작은 편입니다.
걷기 길 이름이 내장상사화길인가 봐요. 상사화 꽃 필 무렵에 와도 참 좋겠습니다.
향토자유수호기념비도 아름다운 단풍을 배경으로 서 있으니 더 멋집니다.
단풍나무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색이 이 사진에 다 표현이 되어있네요.
도로변은 단풍터널입니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정열적입니다.
정읍시 마스코트 단이와 풍이라고 하네요. 둘이는 떨어지면 안 되겠군요. 둘이 같이 있어야 단풍이 되지요.
아름다운 것을 보면 사람의 마음은 절로 순화가 됩니다. 세속의 걱정 근심을 씻는다고 한 것이 속리산 세심정이라면, 여기 오면 근심 걱정이 모두 녹아 없어져 버릴 것 같습니다.
노란색 단풍과 빨간색 단풍.
함께 있는 모습도 멋집니다.
내장사 절을 지으면서 이 단풍길을 조성한 걸까요. 아니면 후에 도로를 만들면서 가로수로 단풍나무를 심은 걸까요.
우화정이라는 정자가 멋있어서 여러 장 찍어봅니다. 사진작가들이 좋아하는 장소지요.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진작가들도 있었습니다. 외국에까지 멀리 알려진 단풍 촬영 명소인 모양입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위로 깨끗한 파란 하늘이 드러나는군요.
햇빛이 점점 강해집니다. 단풍도 색이 더 밝아집니다.
연두색이 대세인 곳도 있네요. 차차 붉은색으로 물들겠지요.
사진작가의 포즈가 그의 열정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한 장의 작품 사진을 위해서 재고, 몸을 낮추고, 기다립니다. 아마 우리는 그 세 가지를 잘 하지 못해서 사진작가 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내장사 주변도 온통 단풍의 물결입니다.
담장 왼쪽 길이 내장산 전망대로 가는 등산로입니다.
일주문 - 케이블카 - 전망대 - 내장사 -탐방안내소로 가는 2km 정도의 짧은 코스라고 합니다. 비교적 쉬운 코스인 모양입니다. 산행객의 차림이 가볍네요.
경내로 들어가 봅니다.
포토존 단풍나무입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년) 영은조사라는 분이 '영은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고 하네요. 그 후 두 번에 걸쳐 중창하면서 산 안에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하여 '내장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이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수호하는 등 공을 세웠으나, 정유재란 때는 화를 피하지 못하고 전소했다고 하네요. 몇 번에 걸쳐 개축을 하였으나 다시 한국전쟁으로 1951년 전소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대웅전 건립부터 하나하나 조성해 오다가 1974년 국립공원 내장산 복원 계획에 따라 대규모 중건을 통해 대가람을 이루었지요.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 이유는 바로 2021년 3월에 있었던 대웅전 화재를 말하고자 함입니다. 그때 뉴스로 소식을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장사 수난의 역사네요.
대웅전은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짓게 되겠지요. 불자들의 성금을 모으고 있는 중이더군요.
하늘은 그저 파랗기만 합니다.
아이들도 단풍 속에 예쁜 그림이 됩니다.
되돌아 나오는 길, 아까보다 단풍색이 많이 밝아진 듯합니다.
누구든 단풍나무 아래 멋진 모델이 됩니다.
어려운 일이 있고 난 다음이라 그랬던 건지, 아니면 원래 계획되어 있었던 건지, 경찰 버스가 와 있더군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걱정이 되어서일까요.
다시 아침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멀리 보이는 산 전체에 햇빛이 내려앉았네요.
매표소에서 한참 뒤에까지 줄이 계속되었습니다. 우리가 주차장을 나갈 때도 계속 차가 들어오고 있더군요.
주차장에서 내장사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회귀한 거리는 9km, 3시간 동안 운동하였습니다.
아직도 단풍길의 예쁜 풍경 속에 걷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사람이 정말 많지만 그래도 가을이면 내장산을 찾는 이유는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느끼는 행복함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