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곳에도 드디어 벚꽃 팝콘이 활짝 피었다. 완전히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동그랗게 뭉쳐 피어나는 벚꽃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파트 단지도 벚꽃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산책을 나와 벚꽃을 보며 우아, 우아 감탄을 터트린다. 막 피어난 벚꽃이라 떨어진 꽃도 몇 개 없는데 그걸 찾아내서 손 위에 올려놓고 까르르 웃는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벚꽃이 수줍어하는 것 같다. 벚나무 한 그루를 보면 화려한데 아이들 손에 올려진 벚꽃 하나는 수줍음을 품은 작은 요정 같다. 멀리서 보면 핑크빛인데 가까이 보니 하얗다는 한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말에 그 꽃은 또 수줍을 것이다.
다음날의 비 소식에 벚꽃 야경을 보기 위해 저녁 산책을 나섰다. 작은 저수지에 벚나무가 둘러져 있는 곳이었는데 나무 아래 조명 장치가 설치가 되어 있어서 화려한 벚꽃을 더 화려하게 볼 수 있었다. 저수지 물에 비친 벚나무 덕분에 벚꽃이 더욱 풍성해 보였는데 큰 딸은 물에 비친 벚꽃이 더 예쁘다며 저수지를 사진으로 남겼다. 저수지 한가운데에 정자가 있는데 이 정자 안으로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우리는 눈으로만 담기로 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모여드는 사람은 많았고 여기저기 푸드트럭이 와 있었다. 벚나무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 아파트 옆에 수변공원이 있는데 이곳에도 벚나무들이 둘러져 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산책 삼아 공원으로 나가면 벚꽃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벚꽃은 사람을 안보다 밖으로 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 공원의 벚나무는 하천의 벚꽃길과 이어져 있는데 이 벚꽃길도 꽤 길어서 산책하며 꽃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벚꽃길 밑을 걷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새삼 사랑스럽게 보인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 팔짱을 끼고 걷는 커플,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있는 할머니들, 유모차에서 아기를 꺼내 안고 조금이라도 가까이 벚꽃을 보여주려는 아기 엄마. 벚꽃은 세상을 사랑스럽게 만든다. 음악을 듣고 있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사랑이라고,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