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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크루즈의 기항지 알뜰하게 즐기기

교통수단을 중심으로

by Bora

크루즈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어느 지역의 어떤 기항지를 들르는가, 즉 크루즈 코스일 것이다.


승, 하선지를 포함하여 가고 싶은 곳을 찾아서 어느 코스를 이용할지 결정한 후 각 기항지를 알차게 돌아볼 플랜을 짜야한다. 기항지에서 얼마나 효율적이고 알차게 여행하느냐에 따라 크루즈 여행의 만족도는 크게 달라진다


기항지를 돌아보는 가장 편한 방법은 크루즈 선사에서 운영하는 기항지 투어에 참가하는 것이다. 투어에 참가하면 크루즈선이 기항지에 도착했을 때 최우선으로 하선을 할 수 있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는 차량에 탑승하여 편하게 기항지 주을 보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크루즈사의 기항지 투어를 이용한 적이 없다. 이유는 당연하다. 자유 관광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그것도 훨씬.


여행을 가게 되면 일반적으로 교통비, 숙박비, 식비가 경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크루즈 비용에는 이 모든 것 포함되어 있고 미리 지을 하기 때문에 크루즈 여행에서는 기항지에서의 소비가 전체 예산에 큰 영향을 준다.


알뜰한 크루즈 여행을 위해 나는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선호한다. 그래서 크루즈 노선이 확정되고 나면 가장 먼저 크루즈 터미널에서 시내까지의 대중교통 노선부터 살펴본다.

특히 유럽은 교통수단이 다양하고 잘 발달되어 있어,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자유롭게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

헬싱키 시내의 전차


그러나 대중교통으로 다니기 어려운 기항지도 적지 않다. 그동안 내가 다녀본 기항지에서의 유용한 교통수단 정보를 정리해 본다.




1) 지중해

아테네, 나폴리, 제노바는 1일권을 구매하면 지하철이나 버스, 전차를 타고 가고 싶은 곳 어디든 다닐 수 있다.

나폴리 역사지구 앞 광장


마르세유와 몰타의 발레타,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도 버스표를 구매하여 원하는 곳에 쉽게 갈 수 있다. 버스에서 현금으로도 낼 수 있으니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

마르세유 시내버스


반면, 튀르키예의 쿠사다시나 시칠리아 섬의 메시나는 상황이 다르다. 쿠사다시에서 에페소스 유적지, 메시나에서 그리스의 유적지인 타오르미나를 방문하려면 제한된 시간 내에 대중교통만으로 다녀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럴 땐 렌터카, 택시, 또는 소규모 외부 패키지 투어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구글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현지 패키지 투어는 인원이 적을 때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에트나 화산을 바라볼 수 있는 타오르미나


2) 스칸디나비아

스칸디나비아 크루즈의 기항지들도 대부분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다.


북유럽 국가들의 수도인 코펜하겐,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는 돌아다녀야 하는 반경이 꽤 넓어서 1일권을 구입하는 게 효율적이다. 1일권으로 버스와 지하철, 페리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스톡홀름 지하철역


크루즈 포트에서 올드타운까지 거리가 가까워 그냥 도보로도 충분한 곳들도 있다. 도시 규모가 작은 에스토니아의 탈린, 덴마크의 오르후스와 뢰네, 노르웨이의 스타방에르, 스웨덴의 비스뷔 등이다.

스타방에르 구시가는 크루즈 포트 바로 앞에 있다


독일의 로스토크와 킬에서는 기차를 타고 비스마르나 뤼벡 같은 인근의 역사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독일에는 2인 요금으로 5명까지 이용 가능한 그룹권이 있다. 일행이 두 사람 이상일 경우 유용한 교통권이다.

독일 기차역의 승차권 판매기


3) 카리브

카리브 크루즈는 유럽과 사정이 다르다.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작은 기항지들은 대중교통 정보도 거의 없어 대부분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크루즈 포트 앞에 진 치고 있는 현지 택시들은 크루즈 선사의 투어보다는 저렴하다고 해도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요금을 요구한다. 하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다.

코스타 마야 유적지


멕시코의 코스타 마야에서 마야 유적지를, 온두라스의 로아탄에서는 서부 해안을 택시로 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로아탄에서는 크루즈 포트 근방에서 서부 해안을 잇는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로아탄의 버스


그나마 멕시코 코즈멜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페리를 타고 유카탄 반도의 인기 높은 휴양도시인 플라야 델 카르멘을 다녀올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플라야 델 카르멘 행 페리


4) 남아메리카

남미 크루즈에서도 대도시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편하게 다닐 수 있다.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환전소인 깜비오(Cambio)에서 현지 화폐로 환전 후 버스를 탈 수 있다. 깜비오에서 버스카드를 구입하여 충전하면 더 편리하다.

몬테비데오 시내


남미 대륙 끝에 있는 우수아이아에서는 시외버스를 타고 티에라델푸에고(Tiera del Fuego) 국립공원에, 남대서양의 외딴섬 포클랜드에서는 셔틀버스를 타고 외곽에 있는 집시 코브(Gypsy Cove)를 방문할 수 있다.

포클랜드 스탠리의 집시 코브행 셔틀버스 표 파는 곳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마드린과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는 교통 정보가 부족해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시내 한 바퀴 돌기’ 방식으로 여행을 즐겼다.

푸에르토 마드린 시내버스 터미널


다음 편부터는 크루즈 코스별로 인상 깊었던 기항지들을 하나씩 톺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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