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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팀을 옮기지 못하면 다른 방법은?

평범한 듯 아닌듯한 회사생활 이야기

by 로건

며칠 전 스마트 팩토리 관련 조직 팀장으로부터


내가 있는 팀에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승인이 떨어지면 와도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순간 너무 좋았다가 걱정이 생겼다.


"가고 싶은데 과연 지금 팀에서 보내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걱정을 알게 된다면


대부분의 반응은 '네가 뭔데 그런 생각을 하냐?'라고 생각할 거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회사를 큰 공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사람은 마치 소모품처럼


필요할 때 쓰이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바꾸면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경우가 간혹 있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하지만 내 주변에 정년이 도래되거나 성과가 좋지 못해 권고사직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이 있을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앞서 이야기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 없어도 회사는 돌아간다'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팀은 다른 팀과 달리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은


다른 회사에서는 애매한 사람들을 모아두는 조직이라고 별도 관리를 한다고


들었다.


가끔 나는 우리 팀이 그런 팀이 아닌가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조직운영을 위해 실무업무를 해야 하는 필수 인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인원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팀으로 옮긴다고 한다면 '보내 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혹시 모르니 정 팀장에게 가서 면담 요청을 했다.


정 팀장은 놀란 눈치다.


갑자기 '면담 요청이라니?'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정 팀장은 하던 일을 멈추고 회의실로 가자고 한다.


회의실에 앉아서 정 팀장이 먼저 말을 한다.


"이 과장 혹시 무슨 일 있나?"


"무슨 일인데 편하게 말해봐"


나는 정 팀장에게 말했다.


"팀장님 사실 현 팀에서 하는 업무보다 며칠 전 협조를 구했던 스마트팩토리팀에 관심 있습니다"


"현재 팀에서만 승인을 해준다면 스마트팩토리팀에서는 받아줄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 팀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조직을 바꾸고 싶어서 면담요청드렸습니다."


한동안 정 팀장은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이 과장 한번 더 생각할 순 없나?"


"이 과장이 없다면 실질적인 일을 할 사람이 없어"


"잘 알잖아?"


순간 내 욱하는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힘들었다.


왜냐하면 다 같이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보다도 돈을 더 받는 사람들인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그럼 회사입장에서는 필요 없는 사람들 아닌가?


서로 간의 업무적으로 협업할 수 있지만


정팀장에 말은' 일할 사람이 없으니 안 가면 안 돼'라는 말이 아닌가?


정 팀장에 말에 많은 생각을 했다.


내 얼굴이 일그러지니 정 팀장이 곧바로 이어서 말한다.


"이 과장 이번 고과는 최고로 잘 줄 테니 한번 더 생각해 봐"


"내가 부탁할게"


사실 과거의 나였다면 고과를 잘 준다는 말에 '그래 믿어보고 열심히 해보자'


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고과시즌에 또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배움에도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급은 했는데 업무를 모른다면 후배들에게 무시당하는 선배가


될 수도 있고 향후 내 커리어에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도 다양한 업무를 배울 기회가 있을 때 주저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나는 정 팀장에게 다시 한번 말했다.


"팀장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이야기 진심이니 옮기는 거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 팀장은 아무 말이 없다가 말한다.


"이 과장 생각 알겠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줄게"


나는 인사를 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한 동안 김 부장도 다른 부장들도 나를 멀리하는 걸 느끼게 되었다.


아마 정 팀장이 나 빼고 다른 팀원들을 모아 두고 이야기한 거 같다.


나중에 알았지만


김 부장이 제일 반대를 했다고 한다.


본인 막내 업무를 인수인계한 지 얼마 됐다고 옮기냐는 거다


절대 안 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고 한다.


아마 내가 나가면 본인이 부장 중 가장 막내가 되니


다시 본인이 업무를 할까 봐 걱정했던 것 같다.


다른 부장들은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일주일이 되었을 때


스마트 팩토리팀 팀장에서 전화가 왔다.


" 이 과장님 어떻게 정리가 되었나요?"


나는 말했다.


"아직 저희 팀장님 말씀이 없으싶니다. "


"오늘 중으로 다시 말씀드려 보고 퇴근 전까지 말씀드릴게요"


전화를 끊고 정 팀장에게 갔다.


정 팀장은 내가 다가오니 회의실로 부른다.


정 팀장이 말한다.


"이 과장 그때 말한 거 충분히 검토해봤는데"


"지금은 안될 거 같아."


"이 과장이 정말 가고 싶으면 거기 팀에서 과장급으로 한 명 보내줘야 할 거 같아"


나는 사실 예상을 했다.


쉽게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정 팀장에게 하소연을 하면 시간만 길어지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왔다.


그리고 스마트팩토리팀 팀장에게 전화해서 이야기했다.


"팀장님 현재 팀에서 옮기지 못할 거 같아요"


"가려면 스마트팩토리팀에서도 과장급으로 한 명 보내달라고 하네요"


"죄송합니다."


스마트팩토리팀 팀장이 '아쉽네요'라고 말하면서 전화를 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스마트팩토리팀 팀장이 뜻밖의 말을 꺼내면서


이야기했다.


"이 과장 걱정 마세요"


"제가 그럼 확인하고 다시 전화 줄게요"


순간 나는 당황했다.


이 전개는 뭘까...?


며칠 후 스마트팩토리팀 팀장 말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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