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아닌듯한 회사생활 이야기
며칠 전 이 차장 사건 이후 인맥에 대해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회사 업무를 할 때 절차라는 게 있지만
친한 동료나 상사의 경우 빨리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업무에 우선순위가 있지만
부탁한 일이 크게 어려운 게 아니라면 바로 해준다.
만약 내가 타 팀에 업무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주관해 주는 팀에서 바쁘다고 계속 기다리라고 한다면
업무 처리가 늦어지고 야근을 하거나 상사 보고 일자가 늦어질 수도 있다.
인맥 하나 잘 만들어 놓으면 회사 생활이
조금은 편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을 생각해 보면 가장 인맥이 좋은 사람은 김 부장이다.
붙임성이 좋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동호회나 회식에
자주 참석하여 아는 사람들이 많다.
한 번은 총무팀에 업무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담당자가 회의를 들어가
긴급 건임에도 기다린 적이 있다.
이때 김 부장이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전화로 담당자에게 부탁하자마자
바로 처리가 됐다.
김 부장의 장점 중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반대로 '인맥이 뭐 필요하냐 그냥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장 부장이 그런 스타일이다.
타 조직에 업무 협조를 했는데 안되면
그냥 기다린다.
팀장이 물어보면 '협조한 팀이 바빠서 기다리라고 했다'
라는 답변을 한다.
상사가 답답해서 협조를 요청한 팀에 직접 이야기해서 조치를 받곤 했다.
물론 연말에 고과를 보면 장 부장은 평범하거나 안 좋다.
장 부장은 말한다.
"왜 내가 또 고과가 안 좋은지 모르겠다고"
사실 장 부장 빼고는 모든 팀원들이 아는데
가끔 답답한 부분도 있다.
무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인맥은 잘 관리해서
나쁠 건 없다.
인맥은 회사 내 사람들 뿐만 아니라 친구나 동호회 등을
통해서도 늘릴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인맥이 활용될지 모르니'
'돈 드는 거 아니니깐 만나는 사람들 마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겠다'
라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오늘 사무실 분위기는 평범하다.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한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 자리에서 빠져나와 휴게공간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하고 있는데
장 부장도 때마침 커피를 마시러 내려왔다.
장 부장이 나를 보더니 말한다.
"이 과장 여기 있었네?"
"안 그래도 부탁 좀 하려고 했는데"
나는 인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밝은 표정으로 장 부장에게 말했다.
"네 뭔데요?"
"말씀하세요"
이 말에 곧 나는 후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