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월의 흔적

by 차순옥

깊게 새겨진 세월의 주름

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몸짓으로 삶을 증언한다


한때는 꽉 찼을 속

이제는 텅 비어 허공을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비움 안에

무수한 이야기가 스며있다


새들은 그 안에 둥지를 틀고

바람은 노래를 흩뿌리며 지나가고

나무는 묵묵히 시간을 견딘다

빈자리마저도 아름답게





속리산에 갈 때마다 찾아보는 나무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힘들게 견뎌왔으면

이렇게 속이 텅 비어 있을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늘 위를 쳐다보면

푸른 잎사귀들이 어느 나무 못지않게

무성한 것을 보면서 그나마 위안을 얻곤 합니다.

이 나무를 볼 때마다

우리의 인생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