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새겨진 세월의 주름
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몸짓으로 삶을 증언한다
한때는 꽉 찼을 속
이제는 텅 비어 허공을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비움 안에
무수한 이야기가 스며있다
새들은 그 안에 둥지를 틀고
바람은 노래를 흩뿌리며 지나가고
나무는 묵묵히 시간을 견딘다
빈자리마저도 아름답게
속리산에 갈 때마다 찾아보는 나무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힘들게 견뎌왔으면
이렇게 속이 텅 비어 있을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늘 위를 쳐다보면
푸른 잎사귀들이 어느 나무 못지않게
무성한 것을 보면서 그나마 위안을 얻곤 합니다.
이 나무를 볼 때마다
우리의 인생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