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에 특효약은 바로 이것.

누군가를 향해 건네는 친절의 말이나 행위는 기운을 솟게 만드는 힘이 있다

by 이유미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는 월요일. 오늘따라 발이 천근만근 무겁다. 뭘해도 힘이 나지 않는 그런 아침이었다. 이럴 땐 내가 쓰는 특효약이 하나 있다. 바로 누군가를 향해 친절이나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냉장고에 있던 컵커피를 하나 가방에 쏙 넣었다. 그리고 출근하자마자 아랫층에 있는 친한 동료의 책상 위에 우렁각시 처럼 커피를 두고 나온다. 그 행위 하나로 꺼져있던 내 기운이 단숨에 쑥 하고 치솟아오른다.

교실에 돌아와선 아이들에게 웃으며 주말 잘 보냈냐는 말로 환기를 한다. 차분히 독서를 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오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며 다 너희들 덕분이라며 아이들을 아침부터 추켜세워준다. 별거 아닌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은 일제히 자세를 바로 고쳐앉는다. 늘 내 컴퓨터를 켜놓는 배려를 선사한 아이에게도 칭찬을 빼놓지 않는다.

오늘따라 학교 메신저로 이런저런 부탁을 할 상황에 자주 봉착한다. 과학준비실의 선생님께 메세지를 할 땐 늘 좋은 아침입니다. 늘 수고가 많으세요 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행정실의 결제담당 선생님께는 늘 빠르게 물품을 구입해주셔서 수업에 쓸 자료를 신속하게 잘 쓸 수 있다며 그녀의 성실함에 공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 덕분인지 그 두분의 선생님은 늘 내게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를 빼놓지 않으신다.

작고 사소한 그런 친절의 행위를, 마치 마른 잔디에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려대듯 이곳저곳에 퍼져나가게 했더니 아침의 무거웠던 기분이 일순 산뜻해져오는 것을 느낀다. 이거다 싶었다. 기분이 사정없이 가라앉을 때 내 기운을 솟게 만드는 기폭제는 바로 누군가를 향해 건네는 친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가끔 아침일찍 생필품을 사러 들르는 마트가 있다. 그 곳의 점원은 늘 물건을 사고 가는 내게 "좋은 하루되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무심하게 툭 내 귓전에 흘러드는 그 소리가 이상하게 힘이 나게 만든다. 한 번은 그 점원에게 그 말이 참 기분 좋게 만든다며 점원의 그 행동을 추켜올려세웠더니 점원이 내게 말한다. "에고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여러 손님분들이 그 말을 듣고 아침에 큰 힘을 받아간다고 하셔요. 별거 아닌 말 한마디가 참 그렇게 크네요"

역시나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나보다. 누군가를 향해 건네는 친절의 말 한마디, 작은 간식을 건네는 행동. 말은 쉽지만 실제로 행하기가 쉽진 않다. 그 일들은 무표정, 무반응에 비해 훨씬 품을 들여야하는 일이기때문이다. 그리고 친분이 없을 경우라면 그 행위를 하고 나서 그 누군가를 다시 보는 것이 살짝 민망스럽기도 하므로 망설여지기도 한다.

품이 드는 만큼 친절한 말과 행동은 그만한 가치를 지닌다. 내게서 나온 사소함은 다른 누구의 가슴으로 꽂히게 되면 더 이상 사소한 것이 아니게 된다. 마트 점원이 아침마다 빼먹지 않고 내놓은 그 인사가 한 사람의 아침을 힘껏 일으키게 하는 것 처럼.

남은 월요일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누군가의 하루에 힘을 실어주는 사소한 친절에 대해 궁리해봐야겠다. 아 먼저 오늘 아침에 학교 가기 싫다며 투정을 부린 아들. 집에 돌아가서 만나면 월요병 잘 이겨내고 온 아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월요일 하루 보내느라 수고했어 이 사소한 한마디를 놓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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