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그 봄날의 바다

<< 작은 시집 >>

by 박민희




파도가 밀려왔다

잔잔히 부서지며 물러간다

어둠이 내리는 백사장에

작은 불빛들이 찾아왔다


조개껍질을 줍던 17세의

바다는 이제 없다

수많은 발자국들이 백사장을

지나왔어도

작은 모래알은 상처를

내주지 않는다


17세의 바다는 늘 출렁였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 담그고

까르르 돌아서 웃던

그 봄날의 바다는

작은 조개껍질과

소라 껍데기 속에

갈매기 울음소리를

담아 놓았다.


멀리 작은 고깃배가

작은 등대의 불빛을 따라

밤바다의 노래를 부르고


한 적이 돌아서 앉은

작은 섬 바위 위로

갈매기 날아오르면

17살 봄날의 바다는

파도를 넘어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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