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만병통치 감기약 타이레놀
아들이 감기기가 있어 병원에 가면 무조건 타이레놀을 준다. 기침을 하면 기침용 타이레놀, 열이 오르면 해열제 타이레놀, 콧물이 나면 콧물용 , 캐나다는 타이레놀 종류가 다양했다.
그것을 먹고도 안 나으면 그제서 항생제 처방이 나와 괜히 며칠을 끄는 방식이 캐나다 병원 방식이다.
물론 항생제 남용을 막으려는 것은 알지만 타이레놀로 안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니 감기를 앓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 날 아들이 열이 오르고 기침이 심했다.
밤새 끙끙 앓았다.
기침소리가 가슴이 쾅쾅 울릴 정도라 폐렴인가 걱정이 되어 병원을 예약해 데리고 갔다.
보나 마나 타이레놀로 시작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청진기로 진료 후에 아니나 다를까 타이레놀을 먹이라고 했다.
"타이레놀은 이미 3일 먹였고 증상이 심해졌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처방전을 에리트로마이신으로 바꾸었다. 일주일치 항생제 하루 세 번 스물한 알이었다. 소염제도 없었다.
"폐렴이냐?"라고 물었더니 아니고 "기관지염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타이레놀을 주려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연치유를 바라는 의사인가?
약을 사가지고 집에 오는데 아들반 친구 엄마를 만났다. 그 엄마는 한국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였다.
내 말을 듣더니 그 항생제로는 너무 약하다며 자기가 가져온 것을 주겠다 했다.
한국 사람들은 많이들 한국에서 약을 가져다가 복용들을 했다. 거기 의료의 답답함이 있으니 그랬다.
난 싫다고 그냥 그 의사가 준 것을 먹여보고 안 나으면 다시 병원에 가겠다고 했다.
약을 일주일 먹으니 아들이 나았다.
정말 조금씩 좋아져서 일주일 동안 학교를 못 보냈다. 기침이라 다른 아이들 옮을까 봐....
일주일 결석 후에 다시 학교에 갔더니 반 아이들이 아들의 쾌유를 바라는 카드를 그려 한 봉지 안겨주었다. 아들은 그걸 가져와 하나하나 읽으며 몹시 좋아했다.
"엄마, 애들이 내 걱정 많이 했나 봐~"
"그런가 보네 네가 친구가 많나 보네~"
아들은 핼쑥한 얼굴로 뿌듯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