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03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by 인상파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미야가와 히로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윙: 윙윙 실팽일 돌리자

윙: 윙윙 바람소린가

실: 실컷 돌리자

팽: 팽그르르 마음까지 돌아간다

이: 이까짓 실팽이쯤이야

가: 가슴 쫙 펴고

돌: 돌리고 돌리고 돌리면

아: 아무도 넘보지 못할 걸

가: 가물가물 해 기울 때까지

면: 면이 뾰족한 실팽일 돌리자


팽이를 돌리면 마음이 자란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학교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학교는 놀이터에 자물쇠를 채워버립니다. 봄이 되자 아이들은 새로 부임한 교장선생님께 자물쇠를 풀어달라고 부탁하지요. 그런데 교장선생님은 실팽이를 하나씩 건네며 조건을 답니다. “이걸 돌릴 수 있으면 열어줄게.” 하나를 돌리면 또 하나가 주어지고, 팽이는 점점 늘어나 아이들은 교장선생님처럼 네 개의 실팽이를 동시에 돌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단순한 놀이 같지만 이 실팽이 돌리기는 아이들과 교장선생님 사이에 오가는 배움의 상징이라 하겠습니다.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은 배우는 존재로서의 아이들만이 아니라, 가르치는 존재 역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교육이란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익히고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걸 말이지요. 아이들은 팽이를 통해 손의 감각을 익히고 협동과 인내를 배우며,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요청 속에서 부단히 배우고자 노력합니다. 서로를 비추는 존재로서, 아이와 어른은 이 그림책 안에서 성장합니다.


어릴 적 단춧구멍에 실을 꿰어 돌리며 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기는 질경이풀로, 연은 밀가루 푸대에 시누대를 대어 만들고, 물총과 썰매도 손으로 깎고 다듬던 시절이었지요. 지금 아이들에게도 그런 손맛의 놀이를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드지로 실팽이를 만들어 손으로, 발로 돌리며 웃고 떠드는 사이, 추억 속으로 한 바퀴, 익히고 배우는 교육의 본질 속으로도 한 바퀴 돌아가게 되겠지요.







keyword
이전 02화빨간 매미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