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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상파 Jan 03. 2024

책제목으로 시쓰기 05

코끼리 할아버지

코끼리 할아버지, 로랑스 부르기뇽, 길벗어린이


코끼리 할아버지


코: 코 고는 소리도 잠잠

끼: 끼니때 식음 전폐

리: 리본 같은 안경 코에 걸고

할: 할 수 있는 건 묵상

아: 아버지도 어머니도 간 길

버: 버얼써 친구들도 떠난 길

지: 지는 해 조용히 눈을 감아요


코끼리 할아버지와 생쥐의 우정을 또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떠나는 자와 남은 자 사이에 흐르는 슬픔에 감사의 이별이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함께 보낸 시간들이 서로를 키웠으니 말입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늙음이란 무엇일까요? 저쪽 세상으로 건너가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요? 남은 이들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가야할까요? 더는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졌다는 뜻이겠지요? 죽어야 생명은 잉태되고 이쪽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미는 기회를 주는 것이려니, 죽음이 거름이 돼 또 다른 생명을 키우는 것이려니, 죽어야 새로운 생명이 호명될 것이려니, 죽음은 죽은자와 관계된 존재들의 생의 일부를 앗아감과 동시에 그 잃은 자리에 다시 새살이 돋아나듯 생명을 불려오는 것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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